탤런트 이종원(33)이 KBS 2TV의 주말드라마와 월화드라마의 주인공을 동시에 맡았다. 이종원은 지난 15일부터 방송된 주말드라마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극본 최윤정·연출 김용규)에서 성공의 기회를 포기하고 사랑하는 여자를 찾아가는 주인공 '장철구'로 출연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시작된 KBS 2TV 월화드라마 '순정'(극본 이경희·연출 정성효)에서도 도망자 '강현기'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두 작품에서 동시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역할 모두 제 기존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배역이라 욕심이 생겼어요. 지금껏 돈과 성공을 위해 사랑을 버려왔잖아요" 실제로 이종원은 자신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젊은이의 양지' '청춘의 덫' 등에서 사랑하는 애인을 버리고 자신에게 부와 성공을 안겨다 줄 수 있는 여자를 택하는 역을 맡았다. 하지만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의 장철구는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었던 여인과의 결혼을 포기하고 진실한 사랑을 선택한다. '순정'의 강현기는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뒤 부잣집으로 입양된 여동생을 남몰래 돕다가 살인누명을 쓰고 도망다니는 역이다. 강현기는 눈빛 하나로만 사람을 제압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가졌으면서도 멀리서 동생을 보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다. 동시에 두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는다는 것은 연기자에게 많은 시간과 강한 체력을 요구한다. 이종원은 "경기도 양평,충남 대천 등을 오가면서 일주일 내내 촬영이 지속된다"며 "일은 즐거운 마음으로 잘하고 있지만 운동할 시간이 없어 약간 안타깝다"고 말했다. 스포츠광인 이종원은 겨울에는 스노보드,여름에는 축구 야구 농구를 즐긴다. 만약 돈과 사랑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어느 편에 설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기는 것이라 쓸 만큼만 있으면 된다"고 답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