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언론인인 김상훈(부산일보 사장)씨가 두권의 시사컬럼집 "내탓이오,내 큰 탓이로소이다" "누구나 자기 집앞을 쓸어라"(부산일보사,각권8천원)를 동시에 펴냈다. 그는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일수록 "열린 마음이 가장 귀중한 인간의 재산"(마틴 부버)임을 일깨운다. 그는 막스 베버가 집단의 모든 성원들에게 자기와 타인의 행위를 함께 책임지는 "책임귀속"을 강조했듯이 "너"와 "나"는 연좌적 책임감으로 묶여있다고 말한다. 자기의 성취가 타인의 박탈로 환치되어서는 안되고 그 반대가 되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는 "어버이의 역할과 눈물없는 세대""너도 나도 장애인이다"등의 칼럼에서도 깊은 울림으로 전해져온다. 국내 최연소.최장수 논설위원 기록을 갖고 있는 그의 글들은 "나그네 길에서 만난 길동무 인연도 귀할진대 같은 역사의 주역으로 만난 인연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가"를 되새기게 한다. 한반도 주변환경과 국제정세에 대해서는 "외교무책"등의 따끔한 질책이 이어진다. 난마처럼 얽힌 정치.사회 문제도 그의 펜끝에서는 명쾌하게 정리된다. 지도자와 리더십 유형을 돈키호테형과 오다 노부나가형으로 나눠 설명한 칼럼 또한 깊은 여운을 남긴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고구려의 아이""정재선용(淨財善用)의 윤리"같은 글에 녹아있는 시적 감수성과 사색의 깊이다. 피난시절 애환이 담긴 노래를 떠올리며 "사십계단 층층대"에 표석 하나라도 세우자고 조용조용 말을 건네는 모습도 정겹고 아름답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