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UBC·단장 문훈숙)이 최근 미국 순회공연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창작발레 '심청'을 국내에서 공연한다. 오는 9월6∼8일 오후 7시30분,9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다. '심청전'을 토대로 한 이 발레는 UBC의 전막 레퍼토리 가운데 유일한 한국적 소재의 작품. 지난 86년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적 발레'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 따라 애드리언 델러스의 안무로 초연된 후 국내에서 총 44회,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세계 30여개 도시에서 1백회 이상 무대에 올랐다. 그동안 끊임없이 보완작업을 거친 이 작품의 현재 버전은 지난 98년 유니버설발레단의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예술 감독이 서구인의 심미안을 고려해 새로 안무한 것. 고전발레의 테크닉을 바탕으로 대례복 입은 왕비 심청의 춤,남성 무용수들의 탈춤,소나무 정자와 달 등 한국 고유의 전통미가 무대 전반을 감싼다.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진 뒤 인도되는 바닷속 용궁,연꽃을 타고 다시 뭍으로 올라온 뒤 펼쳐지는 대궐 장면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 6월9일부터 8월7일까지 워싱턴 케네디센터,로스앤젤레스 뮤직센터,뉴욕 스테이트시어터 등 미국 주요 극장에서 이 작품을 공연해 갈채를 받았다. 유료티켓도 현지인 중심으로 평균 60% 이상 판매됐다. LA타임스의 경우 '낭만발레의 혼을 수준 높은 테크닉으로 재현한 한국발레'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전체 줄거리가 인상적이었으며 춤의 근본적인 휴머니티가 상실돼 가는 이 시대에 관객의 심금을 울린 것은 확실하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문훈숙 단장은 "전형적인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과 효를 그렸다는 점이 어필했던 것 같다"며 "송년 발레인 '호두까기 인형'처럼 모든 계층이 즐기는 가족 발레로 키워 나가기 위해 계속 보완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02)2204-1041∼3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