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만화시장이 국내에서도 본격 형성되기 시작했다. 민음사의 자회사인 황금가지는 지난달 초순 발간한 "만화 그리스 신화"(사토나카 마치코 그림.전8권 예정) 1~3권이 1달여만에 1만질(3만권)이나 팔렸다고 밝혔다. 가격은 일반만화보다 2배나 높은 권당 6천원이며 매출액은 총1억8천만원에 이른다. 순익은 매출의 10%선인 1천8백만원선으로 추정된다. 국내 만화출판의 경우 평균 반품률이 60%에 달하지만 이 책은 지금까지 전혀 없는 상태. 특히 구매연령층이 높아져 20대가 절반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황금가지 장은수 편집부장은 "반응이 예상외로 좋다"며 "기획의 승리"라고 말했다. 만화시장에서 극히 이례적인 이번 특수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이 읽어도 즐거운 지식 입문서로서의 만화,즉 "교양만화"에 주력한다는 출판사의 전략과 맞아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교양만화는 특히 "빌려보는 만화"에서 "사보는 만화"로 통념을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판도에 변화를 몰고 올 조짐이다. "만화 그리스 신화"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신화에 관한 다양한 학설까지 적극 소개, 새로운 감각을 갖췄으며 상세한 주석과 해설을 첨가함으로써 빽빽한 활자체의 무게에 눌려 신화 읽기를 포기한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만화 전문가들은 잠재 독자들의 선호를 정확히 파악하는 과학적인 기획이 뒷받침 된다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국내 만화시장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