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조부수(57)씨가 서울 관훈동 마이아트갤러리에서 특별전을 갖고 있다. 아름다운 색채 화음과 절제미가 조화를 이루는 '오케스트레이션' 연작 33점을 내놨다. 작가는 홍익대 재학 중 조선일보 현대작가초대전에 초대될 정도로 젊었을 때부터 촉망받아왔다. 1998년 프랑스 니스의 콩테갤러리 초대전에서는 전시 개막 2시간 만에 출품작 15점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유명한 작가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처럼 바닥에 큰 캔버스를 뉘어놓고 작업을 전개해 나간다. 커다란 양동이에 색깔별로 물감을 붓고 큰 붓으로 뿌리거나 칠하는 방식은 잭슨 폴록과 비슷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그리는 잭슨 폴록과 달리 작가는 뿌리거나 칠하는 물감 흔적의 조형성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한다. 작가는 타고난 감성에 절제미 색채의 화음을 적절하게 조화시킨다. 붓놀림은 거칠고 색채는 자유분방하면서 물고기 떼처럼 물감을 캔버스에 떨어뜨려나가는 화면은 우주의 생성과 소멸을 보여주는 듯하다. 적 청 녹색을 주 색조로 강렬한 보색대비의 효과를 내기도 하고 때론 엷은 회색을 사용해 은은하고 담백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지난 90년대 초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그동안 제작해온 2백여점을 불태우는 유명한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슬로베니아국립미술관 등 공공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25일까지. (02)723-4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