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같은 바지,바지같은 치마인 퀼로트. 통이 넓고 편안한 데다가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퀼로트가 인기 급상승 중이다. 퀼로트의 정식 복식용어는 프랑스어인 퀼로트(culotte)에서 유래됐다. 원래 착 들러붙는 반바지를 뜻했으며 근세의 귀족남자들은 모두 몸에 착 달라붙는 퀼로트를 착용했다. 프랑스혁명의 주도세력인 "상퀼로트"는 퀼로트(반바지)를 입지 않은 사람,즉 긴바지를 입은 노동자를 일컫는 말이다. 남성전용의 이 아이템이 여성용으로 바뀐 것은 19세기 말경이다. 당시 여성스포츠웨어로 활용되던 퀼로트는 이때부터 서서히 디자인이 변형되기 시작했고 1930년대에 이르러 지금과 같은 형태로 정착됐다. 최근에는 길이가 짧고 품이 넉넉한 바지 모양의 스커트를 총칭한다. 여성복 씨의 박난실 실장(디자인실)은 "올해는 어떤 특정 스타일보다는 다양한 길이와 여러가지 소재의 퀼로트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퀼로트의 디자인,소재,코디법에 대해 알아본다. < 무릎에서 발목까지 > 퀼로트의 스타일을 가장 많이 좌우하는 요소는 길이. 무릎바로 아래선 또는 발목까지 다양한 길이의 퀼로트가 매장에 선보이고 있다. 여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무릎바로 위 라인을 권한다. 가만히 서 있으면 앞주름이 잡힌 스커트처럼 보이는 이 스타일을 입으면 다리가 날씬해보이기도 한다. 표준 체형의 여성들에게 가장 무난한 디자인은 발목길이다. 심플한 재킷을 걸쳐 정장풍으로 연출해 보고 구두는 굽이 3~4cm인 샌들을 고른다. 다리가 O자나 X자로 휘어진 사람은 무릎아래 15cm가 적당하다. 이 길이의 퀼로트는 아래쪽으로 길게 늘어지면서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체형보정 효과가 있다. 무릎아래 5cm 길이는 아주 마른 체형이나 각선미를 뽐내고 싶은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 지금 가장 유행하고 있는 길이긴 하지만 종아리가 굵게 보이고 다리도 짧아보인다. < 다양한 소재와 원색컬러 > 퀼로트의 소재가 다채롭다. 기존 정장풍의 모혼방소재에서 벗어나 마와 데님 면 나일론혼방 등으로 만든 퀼로트가 판매되고 있다. 이중 데님은 "빈티지(vintage,낡고 오래된 듯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패션)"스타일의 유행과 함께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색상도 한결 다양해졌다. 검정색과 흰색 등 기본 컬러는 물론 레몬 핫핑크 피코크로얄 블루 등 눈부신 원색도 등장했다. < 퀼로트 팬츠 코디법 > 퀼로트는 그 자체는 활동적이고 편하지만 윗옷과의 조화가 만만치 않은 아이템이다. 여성스러운 퀼로트팬츠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은 민소매셔츠. 바지폭이 넓을수록 상의는 몸에 붙고 목이 넓게 파인 스타일을 골라야 한다. 블라우스나 티셔츠를 퀼로트 위에 입을때는 허리선 위의 짧은 길이를 선택한다. 상의가 허리아래로 내려오면 퀼로트 길이와 균형이 깨지기 쉽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