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한 먹이를 삼키면서 눈물을 흘리는 악어. "혼네"(본심)와 "다테마에"(드러난 태도)로 대변되는 일본인의 이중성. 최근 출간된 "일본은 악어다"(신상목 지음,인북스,9천원)는 우리나라 신세대 외교관이 파헤친 일본의 본모습을 담고 있다. 96년 외무고시에 합격하고 일본 와세다대 아시아태평양 대학원에서 연수중인 저자는 일본을 비하하거나 반일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악어의 눈물"같은 일본의 명암을 객관적으로 해부한다. 그는 악어의 단단한 등가죽이 "닛폰(日本)정신"이라는 "초강력 슈퍼 울트라 보호막"과 닮았다고 진단한다. 단단한 가죽으로 외부 공격을 막는 것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지혜와 내부 화합을 중시하는 조화정신,외래의 것을 소화하되 고유성을 잃지 않으려는 수용의식 등을 발견한다. 그리고 업종간 담합을 특징으로 하는 일본 경제의 속성은 집단 생활을 하며 필요에 따라 서로 경쟁하기도 하고 협동하기도 하면서 먹이를 사냥하는 악어의 생태와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또 최근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가 이같은 닛폰 정신을 부흥시키려는 치밀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이처럼 악어라는 알레고리를 통해 기업문화와 소비행태,정치와 국가의식,사회문화 등 일본사회의 "가죽"과 "이빨"을 드러낸다. 현장에서 부딪히며 겪은 감각을 바탕으로 일본의 장단점과 바람직한 한일 관계의 모델까지 짚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