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왜 여기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복잡하고 숨가쁜 일상에서 벗어나 '나'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나'를 찾을 수 있는 지,숱한 명상·수행법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헷갈리기 십상이다. '나를 찾아 떠나는 17일간의 여행'(조연현 지음,한겨레신문사,8천원)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길라잡이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각 종교를 망라한 17개의 대표적인 수행·수도 프로그램이 어떻게 현장에서 적용되고 참가자들이 이를 통해 어떻게 '나'에 접근하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경북 문경의 정토수련원에서 열리는 '깨달음의 장'에서는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반복된 문답을 통해 참가자들이 "정말 나는 누구일까"라는 근원적 물음을 던지도록 이끈다. 발우공양과 상대방 눈동자 바라보기,음식 서로 먹여주기 등을 통해 참가자들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걷어내고 본성을 되찾아 간다. 책을 읽고 바로 행동에 옮길 수도 있다. 예컨대 다른 사람이 밉거나 화가 날 땐 원불교의 '마음일기'를 쓰거나 동사섭의 '나지사 명상',아봐타의 '화해의 언덕 오르기'를 하면 된다. 이밖에 참선과 위빠사나,천도교의 시천주 수련,천주교 영신수련,장신대 영성수련 등도 골고루 소개돼 있다. 17개 프로그램에 모두 참가하며 체험해 본 저자는 "만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진실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당장 '나'를 찾아 떠나볼 것을 권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