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개방과 함께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 대륙에 최근 세가지 열풍이 불고 있다. '아파트 열풍'과 '자동차 열풍' 그리고 '한류(韓流)'라 불리며 하나의 사회현상이 돼 버린 '한국 대중문화 열풍'이다. 중국의 10대들은 H.O.T 이정현 베이비복스 등 한국의 가수들에 열광하고 있다. 중국 신세대들은 가방에 태극기를 넣고 다니며 한국산 액세서리와 옷으로 치장한다. 오는 21일 오후 10시50분에 방송되는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는 '아시아에 부는 한국 대중문화 열풍'을 주제로 중국을 비롯한 베트남 일본 등지에서 한국 대중문화가 왜 인기를 얻고 있는지를 진단한다. 베트남 호치민시. 이곳에서 대통령보다 더 유명한 사람은 바로 한국배우 장동건이다. 또 1999년 베트남 TV에서 방송된 외화의 절반 이상이 한국 드라마였다. 이렇게 한국 드라마가 범람하자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4월 'TV프로그램 교환 및 저작권 중계 센터'를 설치해 정부의 승인을 받은 사업자만이 외국 TV프로그램을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베트남 연예전문 잡지의 인기 연예인 순위표에서 절반은 여전히 한국의 배우들이다. 한국 열풍은 중국 베트남 등과 같이 아직 경제발전 중에 있는 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경제력과 문화산업에서 우리보다 앞선 일본에도 어김없이 한국 열풍은 불고 있다. 영화 '쉬리' '8월의 크리스마스' '접속' 등이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을 일으킨 데 이어 '공동경비구역 JSA' '유령' '주유소 습격사건' 등도 인기를 끌었다. 제작진은 중국 선양과 베이징,베트남의 호치민시,일본 도쿄에서 한국의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한국 대중문화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최상재PD는 "90년대 이후 댄스음악 드라마 영화 등에 대한 꾸준한 투자는 우리 문화상품에 대한 전반적인 질을 향상시켰습니다. 여기에 서양의 문화를 직접 받아들이기에는 부담을 느끼는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이미 아시아적으로 변화된 한국 대중문화가 정서적으로 가깝게 느껴져 한국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한국 문화가 자생적으로 아시아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며 "몇몇 스타들에 의존하기보다는 관련 업계 전반이 체계적으로 아시아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