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작품 1007-1012'를 첼로가 아닌 첼로의 전신인 비올라 다 감바로 연주한 음반(글로싸)이 나왔다. '고음악계의 신성'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출신의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 파올로 판돌포의 연주를 녹음한 음반이다. 바흐의 이 작품은 20세기초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가 악보를 처음 찾아내 빛을 본 이래 피에르 푸르니에,야누스 슈타커,미샤 마이스키 등 명연주자들이 첼로로 연주했다. 그러나 이 작품의 6개곡중 첼로로 소화하기 어려운 6번째 곡은 비올라 다 감바만이 원전을 충실히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돌포는 이 곡을 원전악기로 연주하면서 철학적 깊이보다 선율 자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비올라 다 감바는 첼로와 흡사하나 철 대신 짐승내장을 이용한 거트(현)가 장착돼 있고 첼로에는 없는 프렛이 있다. 때문에 소리가 부드럽고 소박하다. 또 실내악적인 오밀조밀함과 단아한 양식미가 돋보인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