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시사매거진 2580」이 지난달 17일 연예인과 매니저간의 불공정 계약문제를 다루면서 자사 예능국 PD의 촌지사건을 축소보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C는 지난달 「시사매거진 2580」의 홍보를 위해 "아들을 가수로 키우려 수억원을 쏟아부은 아버지가 끝내 아들의 노래가 뜨지 않자 돈을 받은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의 프로그램 초고 기사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이 자료는 "(문제 가수측이) 살생부의 존재는 애써 부인했지만 기획사와 방송사가 주도하는 한국적 스타시스템의 문제점을 기정사실로 인정했다"며 지난 5월부터 연예계에 소문이 나돈 거액 촌지사건을 거론했다.

그러나 이 초고 기사는 실제 방송될 때 "연예계가 공정한 전속계약을 맺지 못하는 데는 기획사와 대중매체가 떠받치고 있는 기형적인 스타시스템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라고 손질됐다.

이에 대해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측은 "초고기사와 실제 방송기사 내용을 비교할 때 MBC 관련 내용이 상당 부분 삭제되거나 고쳐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기획사와 방송사'를 '기획사와 대중매체'로 고쳐 MBC 관계자의 직접적 연루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 「시사매거진 2580」이 다룬 거액 촌지사건의 당사자는 바로 MBC 예능국 PD라는 소문이 연예계에 파다하게 나돌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MBC 「시사매거진 2580」측은 "금품수수 문제는 당초 취재방향과 다른 것이어서 편집과정에서 전체를 삭제하려다 취재기자의 주장으로 일부 내용을 방송한 것"이라며 기사의 의도적 축소를 부인했다.

MBC측은 예능국 PD의 촌지사건 연루설에 대해서도 "이름이 거론되는 PD는 개인사업을 위해 자발적으로 퇴사한 것으로 안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연제협의 서희덕 대변인은 "MBC가 촌지사건이 발생하자 관련 PD의 사표를 받고 사건을 덮은 뒤 신인 가수들의 출연을 제한함으로써 모든 문제를 연예계로 전가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시사매거진 2580」이 자사의 내부 문제는 축소 은폐하고 연예계의 문제만을 크게 부각시키자 불만이 폭발해 출연거부 사태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MBC는 「시사매거진 2580」 후속프로 등을 통해 연예인 출연거부의 문제점을 지적할 예정이며 이에 대해 연제협측도 양보없는 항전의지를 보이고 있다.

갈수록 극한 대결 양상을 보이는 연예인들의 MBC TV 출연거부 사태는 결국 방송.연예계 전반의 추문.비리 폭로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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