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지구에 푸른빛을 찾아주자' 진보적인 생태여성론자가 전지구적 생태위기의 근원을 추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래디컬 에콜로지(Radical Ecology)'(캘로린 머천트 지음,허남혁 옮김,이후,1만3천원). 이 책은 생태론의 사상과 운동과정,환경문제의 근본 해법을 정리한 입문서다. 인간과 자연,개인과 사회,남성과 여성의 관계까지 포괄적으로 조명해 더욱 눈길을 끈다. 환경생태 관련 국내 문헌과 환경단체,주요인명 해설까지 들어 있다. 급진 생태론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만 주목하는 기존 생태론의 한계를 넘어 인간사회의 윤리와 규범 문화까지 분석한다. 저자는 급진 생태론의 관점을 소개하면서 3부로 나눠 얘기를 풀어간다. 1부 '문제들'에서는 전지구적 생태 위기의 뿌리를 추적하고 유기체적 세계관을 대체한 기계론적 세계관의 한계,환경윤리와 정치적 갈등의 실상을 지적한다. 2부 '사상'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근본 생태론'과 종교적 영성을 강조하는 '영성 생태론',인간사회의 관계를 생태 문제의 근원으로 보고 이를 변혁하자는 '사회 생태론'의 장단점을 비교한다. 3부 '운동'에서는 생태사상이 세계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실제로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를 살핀다. 녹색당 그린피스 생태여성론 등 다양한 환경운동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의 의미를 일깨운다. 저자는 생태위기 해결을 위해 '인간과 자연 사이의 동반자적 윤리'를 강조하고 이와 관련된 사고 전환을 촉구한다. 이와 함께 생태위기를 유발하는 모순들을 해결하려는 운동이 아직은 주변부에 있지만 앞으로는 환경문제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환경문제를 다룬 책답게 본문 용지도 재생지를 썼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