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로 포교한다는 신념으로 가운 대신 누비장삼을 걸치고 링에 올랐습니다" 스님이면서 포교를 위해 20년간 복서로 링에 올랐던 경주 분황사의 대명 스님(40)이 오는 29일 고별전을 갖는다. 중학교를 졸업하던 1978년 인왕산 선암정사로 출가한 뒤 82년부터 포교차원에서시작한 권투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 링에 입문한 후 아마추어로 24전16승(7KO), 95년 프로 데뷔 후 8전5승(5KO)의 전적을 거뒀던 그다. "아직도 마라톤 구간을 완주할 정도의 체력이지만, 나이 때문에 링을 내려와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경주체육관에서 열릴 주니어웰터급 고별전 상대는 세기의 챔피언이었던 홍수환씨의 아들 홍대호(24) 씨. 프로모터 측이 '스님과 홍수환 씨의 아들간 대결'이라는 흥행을 노려 매치를 성사시켰다고 한다. 대명 스님도 홍씨와의 매치가 그 자체로의 흥행성과 함께 미니멈급 WBA 세계1위의 경기에 앞서 열리는 세미파이널이라는 점에서 포교에 톡톡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반겼다. 대명 스님은 3전3승(2KO)의 홍씨가 젊은 데다 강펀치의 소유자이기는 하지만 "경기는 끝나봐야 안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요즘 천일기도를 하면서도 아침에 경주고교 운동장을 10바퀴씩 돌며 체력을 다지고 있고, 밤에도 3시간30분씩 샌드백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대명 스님은 자신의 은퇴로 권투포교가 공백을 맞게 될 상황이 걱정이라고 한다. 출가 후 인천체육고와 인하대 체육과, 동국대 체육대학원, 종립학교 체육교사등을 거치며 운동에 심취했고 이를 포교로 활용했던 그로서 대를 이을 '후배'가 없음이 아쉬운 것. "비록 권투가 사양종목이기는 하나 스님이 권투선수로 링에 서는 것 자체가 포교가 됐습니다" 대명 스님은 "권투가 고독한 스포츠라는 점에서 불교의 수행과 닮았다"면서 "앞으로는 선무도를 공부해 포교의 길을 틀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