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방랑의 시인인 체코 출신 라이너 마리아릴케(1875-1927)의 주요 작품을 묶은 4권짜리 '릴케 문학선'이 번역, 출간됐다. 민음사는 독일문화원(괴테 인스티투트)과 정식 계약을 통해 번역 지원을 받아선집을 출간했다면서 본대학 한국어과 교수를 지낸 구기성씨와 문현미 천안대 교수등 릴케 전문가들이 우리말로 옮겨 원문의 뉘앙스를 최대한 살렸다고 밝혔다. 1권 「나의 축제를 위하여」와 2권 「'형상시집' 외」는 '가신에게 바치는 제물'등 초기 시집과 '형상시집' '신시집'에 담긴 시편을 담았다. 릴케는 20대 후반인 1902년 조각가 로댕의 초청을 받고 프랑스로 가 한동안 그의 무보수 비서로 일한다. 일기체 소설「말테의 수기」(3권)는 대도시 파리에서 느낀 고독과 무의미, 절망의 산물이다. 릴케는 「말테의 수기」탈고 뒤 인생행로를 바꾼 또 다른 인물인 호엔로에 후작부인을 만나고, 부인에 의해 아드리아 해변의 두이노성에 초대받는다. 4권 「'두이노의 비가' 외」에서는 바닷가 절벽 위 성에서 존재와 죽음, 실존에대해 생각한 10편의 '비가'와 '기도 시집' 등을 음미할 수 있다. '기도시집'은 릴케가 평생 사모한 연상의 여인 루 살로메에게로 향하는 사랑,러시아 여행과 톨스토이와의 만남을 형상화한 명편들로 차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