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타계한 다케시타 노보루 전 일본 총리의 회고록 '정치란 무엇인가'(동방미디어,1만2천원)가 출간됐다. 도쿄대학 명예교수인 이토 다카시와 도쿄도립대학 명예교수인 미쿠리아 다카시가 97년부터 2년여에 걸쳐 다케시타와 인터뷰한 내용을 중심으로 엮은 것. 다케시타는 50여년간 중의원 의원에 14번이나 연속 당선됐고 관방·건설·대장성 장관,자민당 간사장과 총재를 역임했다. 그는 누구보다 협상의 명수였다. '끈질긴 협상의 명수란 자기 주장을 강하게 밀어붙이기만 하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진정한 명수는 상대방의 입장으로 내려가거나 또는 상대방의 입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는 1962년 한·일국교정상화 회담에 앞서 '독도 폭파론'이 제기됐을 때를 회상하며 '당시 김종필 특사가 미국이 독도를 함포사격 목표물로 지정한다는 말이 나오자 오히려 그렇게 해서 영토 문제를 풀자는 제안을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김대중 납치사건'에 대해서는 한국의 중앙정보부 등 정부가 관여한 사건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일본으로서는 가능한한 확대시키지 말고 은밀하게 끝내자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부록에 실린 일본 현대 정치사 주요 인물 3백여명의 해설도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