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전원일기'의 '복길이'로 출연 중인 탤런트 김지영(27)이 이번엔 도시적 이미지의 커리어우먼으로 변신한다. 그녀는 오는 9일부터 방송되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쿨'에서 웨딩플래너 '최세라'역으로 출연한다. 최세라는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일에 대한 승부근성이 대단한 여자다. 세 번이나 결혼이 무산되는 경험을 한 세라는 너무 결혼만을 목적으로 남자들을 골랐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결국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 '최세라'는 공교롭게도 지난 99년 SBS 드라마 '토마토'에서 김지영의 배역이었던 '윤세라'와 이름이나 이미지 등이 비슷하게 느껴진다. '토마토'에서 윤세라는 착한 이한이(김희선)를 괴롭히는 '질투의 화신'이었다. "'쿨'의 최세라는 '토마토'의 윤세라와는 달라요. 윤세라는 완벽한 악역이었지만 최세라는 냉정하면서도 모든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려하는 인물입니다. 물론 지훈(구본승)을 좋아해서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소연(소유진)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드라마 '쿨'은 제목처럼 시원하게 만들어진다. 수영장 등을 통한 노출 장면이나 키스 장면 등이 많다. "수영장 장면에서 저로서는 과감한 노출을 시도해 봤지만 젊은 친구들이 훨씬 더 대담해 저는 별로 주목의 대상이 되지 못할 것 같아요. 키스장면은 데뷔한 후 거의 찍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동안 못 찍었던 것을 다 찍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번 배역이 마음에 든다는 김지영은 드라마에 전념하기 위해 그녀가 진행중인 CBS FM의 '12시에 만납시다'를 한달간 쉬고 있다. "라디오 진행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어요. 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사연을 통해 세상을 배울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드라마 촬영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다시 청취자들에게 밝은 목소리로 찾아갈 것입니다" 김지영은 지난 95년 KBS 드라마 '좋은 남자 좋은 여자'로 데뷔한 뒤 거의 쉬지 않고 드라마에 출연해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그녀를 매주 일요일 아침 찾아오는 '복길이'로만 생각한다. 이런 이미지가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오히려 행운이라고 말한다. "'복길이'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지 않아요. 배우가 어떤 이미지를 하나 갖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복길이'는 내면이 아름답고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이기 때문에 제가 이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