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이 어렵다고 탄식만 해서야 뭐가 달라지겠어요. 돈이 되는 시장을 찾아 나서야죠" 지난해 2월 인문학자로서 "잠치닷컴(www.zamchi.com)"이라는 문화벤처기업을 설립,주목받았던 중앙대 박경하(46) 교수는 올해 내내 중국에 머물고 있다. 벤처열풍이 식으면서 국내에서의 수익전망이 나빠지자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잠치닷컴은 세계 각국의 문화 관광 교육 축제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 문화콘텐츠 및 전자출판 연구,인터넷방송국 구축,영상 아카데미,번역인프라 제공 등도 사업영역으로 삼아 콘텐츠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 이용자들의 유료정보 기피로 당장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 "한국보다는 국제적인 지명도가 높은 중국문화 콘텐츠를 전 세계에 제공,수익기반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향후 폭발적으로 늘어날 인터넷 동영상 제작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사업도 추진중이죠" 문화산업 분야의 중국진출 전망이 밝긴 하지만 중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지적이다. 중국의 사정에 맞는 프로그램과 제품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동영상 제작교육을 위한 영상아카데미 개설을 추진중인 것도 이런 전망에 근거해서다. "중국은 향후 3~5년 내에 전국에 광섬유케이블을 깔아 데이터 음성 화상전송이 가능한 광대역 네트워크를 건설할 예정입니다. 지난해말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1천6백만명에 이를 정도로 급증하고 있고 2005년까지 광대역 네트워크 사용자가 2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 동영상 제작인력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날 겁니다" 향후 급증할 영상수요를 감당하려면 디지털 비디오 저널리스트(DVJ)가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그는 예측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앞으로 3년간 1천만명에 대해 재취업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사업전망이 밝다는 얘기다. 또 중국의 2008년 올림픽 개최가 성사될 경우의 특수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지금의 한류붐은 언제 꺼질 지 모른다"며 "중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정보기술(IT)산업보다는 영상물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음반 등 비교우위에 있는 문화산업에 틈새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인문학도 인터넷과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학자도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 지난 3월부터 1년 예정으로 중국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연구원으로 가 있는 그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문화산업체를 위한 비즈니스센터 운영 등도 구상중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