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에는 인터넷(ebti.dongguk.ac.kr)을 통해 우리말로 된 팔만대장경을 볼 수 있게 될겁니다" 한보광(동국대 불교대학장) 전자불전연구소장은 "모두 3백18권의 한글대장경 중 우선 30권에 대한 재번역 및 전산화 작업을 올해 말까지 완료,인터넷에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생들에게 부처님 말씀 한 구절 전하는게 무엇보다도 큰 공덕"이라며 "불교계도 21세기를 맞아 인터넷을 통해 진리의 등불을 널리 밝히기 위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국역경원은 37년에 걸쳐 해인사 고려대장경 8만1천여판에 대한 국역사업을 최근 완료,모두 3백18권의 한글대장경을 간행했다. 권당 8백쪽 분량이다. 한 소장은 "번역작업이 30년 넘게 걸리다 보니 말의 쓰임새나 어감의 변화가 많아 현대적 감각으로 번역본을 수정하고 내용에 대한 감수작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부처님 가라사대'는 '부처님 말씀하시기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의심스러운 내용은 인도 범어와 한자경전을 대조해가며 수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 번역된 한글판을 전산처리중"이라며 "이 작업은 1년에 30권씩 모두 10년에 걸쳐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소장은 "내년에 첫 선을 보이는 30권은 부처님의 말씀과 행적을 담은 아함경(阿含經)을 번역한 것"이라며 "부처님을 아주 가까이서 대하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함경은 부처님이 살아 계실 때의 말씀과 행적을 생생하게 기록한 것. 그는 "이번 작업은 종교적 관점에서 시작했다"고 밝히고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우리 민족의 사상적 뿌리를 알수 있게 해주는 국가적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글판 대장경의 전산화가 완료되면 한국학을 연구하는 국내외 학자들에게 좋은 연구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불전연구소는 전산화작업을 위해 문화관광부와 동국대학교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있다. 또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교수들과 힘을 합쳐 사람이나 절 이름,불경의 내용 등 키워드를 입력하면 해당내용을 쉽게 찾아 볼수 있도록 색인작업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전자불전연구소는 이와 함께 신라시대 이후 우리나라 불교관련 자료를 망라한 '한국불교전서'를 20년에 걸쳐 12권의 활자본으로 완성,이중 1권(신라 초)과 4권(고려 초)을 인터넷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또 불교관련 문화지도 작성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한 소장은 "이 같은 일들이 마무리되면 어렵고 멀게 느껴졌던 불교경전이나 불교문화관련 자료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한자와 영어 서비스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소장은 지난 5월 25∼26일 미국 일본 인도 등의 불교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국대에서 열린 '국제전자불전학회(EBTI)'에서 회장으로 선임됐다. 최규술 기자 kyusul@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