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거짓말'


D화장품 광고로 우리에게 다가온 성전환자 하리수.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명확하지 않은 오늘날 하리수는 여자로 활발한 연예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를 흥미나 호기심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KBS 2TV의 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은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5부작(오후8시50분)으로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한 하리수의 연예활동 일상 가족 과거 등을 담은 '그 여자 하리수'를 방송한다.


1편(11일)에선 그가 일약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만들었던 한편의 화장품 광고와 그녀에 대해 떠돌고 있는 소문에 대해 알아본다.


성전환자로 연예계에 데뷔한 하리수는 남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단 한번도 자신을 남자로 여겨본 적이 없다고 한다.


하리수의 광고를 찍은 제작진들 역시 보통여성을 능가하는 하리수의 몸매에 감탄했다.


너무나 여성스러운 하리수 때문에 일부에선 세간의 관심을 끌기 위해 '원래부터 여자인'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수군대기도 한다.


소문의 진상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게 그는 마지못해 하며 무언가를 보여준다.


2편(12일)에선 하리수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와 사랑했던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그는 자신과 같은 성전환자를 소재로 한 '노랑머리 2'에 주연으로 출연해 최근 마지막 촬영을 끝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내용을 다루기에 그에겐 특별한 애착이 가는 영화다.


자신이 주연한 영화 속 주인공처럼 하리수에게도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다.


상대방은 그를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편견의 벽은 너무나 높았고 그는 아픈 상처를 안은 채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3편(13일) 이후에는 그의 수술 전 이야기와 부모님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는 지난 어버이날 부모님을 찾아갔다.


이 자리를 통해 하리수의 부모님은 성전환자 자식을 둔 부모의 심경을 털어놓는다.


최근 들어서야 겨우 모든 상황을 받아들인 부모님.


하지만 아버지는 2대 독자 아들이었던 하리수를 아직도 딸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누구보다 불쌍한 사람은 바로 이수"라며 자식의 운명을 안타까워한다.


그와 오래전부터 각별한 사이로 지내온 성전환자 선배와 그녀를 이제서야 이해하기 시작한 친척들에 대한 이야기도 소개된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리스프로'의 장기하 PD는 "호기심의 대상이기만했던 하리수를 미화하거나 폄하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성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배타성이 심한 한국 사회에 당당하게 맞서면서 자기 자신의 성을 찾아가는 인간 하리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