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림 속의 즐거움을 훔쳤을까?"(이혁발 지음,스테디북,1만1천5백원)는 성과 몸에 관한 파격을 보여주는 책이다.

남녀의 성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해설도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넘나든다.

그만큼 내용이나 그림이 도발적이다.

이 책에는 성과 관련된 그의 그림 80점을 비롯 최경태 임봉규 이장복 이병호 등 현대 미술가 37명의 작품 68점이 실려 있다.

저자는 1990년대부터 붐을 이루기 시작한 한국 에로티시즘 미술의 선두주자.

그는 인간의 육체와 본능,내면에 감춰진 억압의 구조를 성의 거울로 다양하게 비춘다.

그의 성 담론은 매춘과 호스트바 허용,포르노 예찬,동성.양성애,성전환 등의 영역을 넘나들며 거리낌없이 전개된다.

"성은 우리를 태어나게 한 구멍의 역사이며 나를 살아 숨쉬게 하는 몸의 역사"이자 "성을 표현하고 알려는 것은 작품의 주제인 인간을 알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때로는 "여자 몸의 매력은 곡선과 곡선의 만남으로 길게 연결되는 몸매 선에 있는데 다리의 미려한 각선미는 그중에서도 별미"라는 등의 "몸 이론"을 컬러그림 사이로 질펀하게 펼쳐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