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데이비스의 ''브랜드 자산관리(Brand Asset Management)''(Jossey-Bass,2000)라는 책 표지에는 하얀 순면 티셔츠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런 티셔츠는 3달러에 팔릴 수도 있고 30달러에 팔릴 수도 있다.

고급매장에서 팔릴 수도 있고 싸구려 매장에서 팔릴 수도 있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브랜드 차이다.

이미 브랜드는 기업이 관리하고 있는 무형자산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간주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조금씩 기업들은 브랜드가 주는 혜택을 감지하게 됐고 수익까지 안겨다 준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이 기존 ''브랜드자산론''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가장 주목할 점은 브랜드 자산을 관리하는 총책임자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라고 보는 시각이다.

즉 브랜드는 기업의 상위단계에서 관리되고 조정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브랜드를 단기적인 성과측정 수단으로 보는 시각은 재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매목표,비용절감,수익증대와 같은 단기적인 성과는 측정하기도 쉽고 주가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든 경영자들이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단기성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브랜드만을 키운다며 커뮤니케이션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기업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브랜드 자산은 장기적으로 인내심을 갖고 관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브랜드 이미지가 확고히 자리잡았을 때 비로소 파워브랜드는 탄생한다.

단기적인 마케팅 처방으로 연명하는 브랜드는 ''진정한 브랜드''가 아닌 단순 식별코드의 역할밖에 못한다는 것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브랜드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용어가 브랜드리더십이다.

데이비드 아커와 에릭 요컴스탈러는 ''브랜드리더십(Brand Leadership)''(Free Press,2000)을 통해 이를 잘 정리하고 있다.

브랜드리더십은 브랜드 자산의 관리와 브랜드 아키텍처를 중요시한다.

브랜드 아키텍처는 다양한 브랜드를 하나의 구조 속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기업내 각 브랜드들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브랜드 연관관계를 강력하게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다.

''브랜드리더십''이라는 책 속에는 아주 흥미로운 전술적 대안도 들어있다.

스와치,하겐다즈,휴고보스 등 ''광고를 초월한 브랜드 구축''사례가 자세히 설명돼 있다.

광고 이외에 다양한 마케팅활동 등을 통해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한 사례에서 작은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우리가 실무적으로 고민하는 문제를 이 책이 다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훌륭한 ''조언자''의 역할은 해주리라 믿는다.

중장기적으로 브랜드리더십을 가지고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 길이 무한경쟁시대의 우리 책무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국내 브랜드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성민/제일기획 브랜드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