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뉴욕 맨해튼 매입부터 21세기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까지 ''큰 거래''의 이면에는 탁월한 협상비결이 감춰져 있다.

''세계를 움직인 최고의 거래 최악의 거래 50가지''(마이클 크레이그 지음,서민수 옮김,명진출판,1만2천원)는 기업 인수·합병 등 빅딜의 예술을 다룬 이색 경영서.

증권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 온 저자가 드라마틱한 거래의 대표 사례 50가지를 하나씩 일러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도스를 매입한 뒤 다시 IBM에 팔아 이중의 수익을 올렸다.

IBM의 퍼스널컴퓨터 시장진입이 컴퓨터산업 자체를 완전히 바꾸리라는 것을 정확히 예견한 덕분이었다.

GE캐피털의 몽고메리 워드 인수도 마찬가지 케이스.

20세기 최고의 엔터테이너로 꼽히는 엘비스 프레슬리는 4백90만달러규모의 황폐한 땅을 유산으로 남겼다.

미망인 프리실라는 엄청난 상속세와 수입 감소로 곤경에 처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땅을 엘비스의 유물을 활용한 관광명소로 꾸미고 거대한 수익사업체를 만들었다.

어중간한 유산으로 섣불리 다른 사업에 뛰어들었다면 그마저 탕진하고 말았겠지만 엘비스의 브랜드명을 살리고 고객들과 ''거래''를 할 줄 알았기 때문에 재산을 수억달러로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프랑스가 미국 13개주와 맞먹는 루이지애나 전지역을 단돈 1천5백만달러에 팔겠다고 제의해왔을 때,미시시피강 유역 통로를 갖고 싶어하던 미국은 ''필사적인 판매자''인 프랑스를 대상으로 마음껏 튕겨가며 거래를 했다.

얼어붙은 땅 알래스카를 사들여 황금과 석유를 캐내는 횡재까지 누린 미국은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고 안보이는 가치를 발견한 재주꾼이었다.

저자는 소니의 컬럼비아 영화사 인수,영화배우조합을 위한 로널드 레이건의 재방송료 교섭,노벨의 워드 퍼펙트 인수 등을 통해서도 극적인 거래의 순간과 교훈을 들려준다.

그가 50개 사례에서 뽑아낸 10가지 법칙이 눈길을 끈다.

그것은 ''자신의 강점에 초점을 맞춰라''''상대의 약점을 이용하라''''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가치를 발견하라''''얻기 위해 매달리지 마라''''혁신하라''''약자에게 잘해줘라''''강하게 나가라''''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라''''미래를 예견하고 기회를 붙잡아라''''자기보다 강한 자들과 교섭하지 마라''로 요약된다.

책갈피 곳곳에 전문용어 해설까지 곁들여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편집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