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대가로 널리 알려진 미국 듀크대학의 켈러(Keving Lane Keller) 교수는 브랜드에 관한 책을 쓴 후 아버지에게 보여 드렸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정말 흥미롭다.하지만 정확히 로켓 과학은 아니구나"라고 한참 뜸을 들인 뒤 말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20년 동안 미국 공군기지에서 로켓 연료를 연구해온 물리학자였다.

그의 아버지 말처럼 분명히 브랜드는 로켓 과학이 아니다.

그렇지만 켈러 교수는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독창성과 창의성이 필요한 예술이기도 하면서 과학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브랜드의 과학적인 면을 실천적으로 담아 아버지에게 보여 드렸던 바로 그 책이 ''전략적 브랜드관리(Strategic Brand Management)''(Prentice Hall,1998)다.

8백쪽이 넘는 분량에 체계적으로 정리한 공로는 브랜드 연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는 전략적 브랜드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측정하며 관리하는 방법을 이 책에서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기존의 재무적인 관점으로 브랜드 자산을 보던 시각에서 ''고객 기반의 브랜드 자산''을 개념화하면서 브랜드지식(Brand Knowledge)을 브랜드 인지도와 브랜드 이미지로 구조화함으로써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관리해야 하는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알려지고 어떤 특정한 이미지가 구축된다는 시각을 뛰어넘어 브랜드 이미지를 더 강력하게 구축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는 사람들에게 어떤 연상 이미지가 확고하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브랜드 연상의 강도뿐만 아니라 호의성 특이성이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진일보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 책과 함께 꼭 읽어볼 만한 책으로 케퍼러의 ''전략적 브랜드 관리''(Kogan Page,1992)를 추천한다.

케퍼러는 전략적 브랜드관리를 브랜드가 가진 핵심 아이덴티티를 잘 관리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브랜드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핵심(essence)·의미·방향"이라고 했다.

그만큼 핵심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을 중시하며 향후 다른 제품으로 브랜드 확장을 하더라도 핵심 이미지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브랜드 확장에 대해 이 책만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도 드물다.

''중장기적인 핵심 아이덴티티 관리가 브랜드 자산 관리''라는 점을 시종일관 주장하는 이 책은 켈러 책보다 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체계 구축에 참고할 내용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기업 브랜드와 개별 브랜드가 섞여 사용되고 있는 국내 브랜드는 브랜드간의 관계와 체계를 설정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작은 아이디어라도 얻기를 원한다면 케퍼러의 조언이 분명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홍성민/제일기획 브랜드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