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영역이나 수리탐구,어느 것 하나 특출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예일대에 들어갔지요.

수능시험보다 인성점수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교육시스템 때문에 가능했던 겁니다"

"서울대보다 하버드를 겨냥하라"(물푸레,8천5백원)를 펴낸 김성혜(57)씨.

그가 "평범한 아들"을 미국의 명문 사립고와 예일대학에 보낸 비결을 공개했다.

예일대라면 하버드대와 함께 "영재" 소리를 듣는 아이들만 가는 학교 아닌가.

그런데 그의 아들 브라이언최(29)는 당당히 합격했다.

"우리 아이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준비해야 되나요?"하고 주변의 "보통 학부모"들이 틈만 나면 물어왔다.

김성혜씨는 김형석 전 연세대 철학 교수의 장녀.

이화여대 졸업과 동시에 미국으로 건너가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고 30년간 생활하다 5년전 돌아왔다.

그곳에서 보고 경험한 교육제도의 장점이 한국의 현실과 얼마나 대비되는지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에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하버드나 예일 등 미국 명문대학이 원하는 학생은 수능 고득점자가 아니라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갖춘 학생이에요"

성실하고 꾸준한 학생,최선을 다하는 학생,지도력있고 솔선수범하는 학생,창의력을 갖춘 학생,운동을 즐기고 사회성이 뛰어난 학생,특별한 재능을 지닌 학생...

한마디로 공부벌레가 아니라 "되성부른 떡잎"을 발굴해서 인재로 키운다는 얘기다.

실제로 브라이언의 점수는 서울대에 들어갈 만큼 최상위권이 아니었다.

그는 흑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의 청소년 오케스트라에 들어가 "별 볼일 없는 뒷줄"의 첼로를 맡았다.

단원들과 잘 어울리고 돈을 모아 외국 연주도 다녔다.

무슨 대회에서 입상 한번 못했지만 가난한 흑인들을 돕고 배려하는 그 "심성"을 대학이 발견하고 인정해준 것이다.

화려한 수석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니라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꼭 필요한" 3석짜리 첼리스트의 꿈과 가능성을 보고 뽑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테니스팀에서 그는 한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

겨우 3등에 들었을 뿐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하고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좋은 점수"로 연결되고 MVP에도 뽑혔다.

미국은 수능점수로 따져 1천6백점 만점에 1천4백점 이상만 얻으면 대부분의 일류 대학에 진할할 수 있다.

한국인 중에 점수는 높았는데 인종차별 때문에 떨어졌다고 흥분하는 사람이 있지만 십중팔구 "시험점수만 높고 봉사나 인성 분야의 점수가 형편없는" 경우다.

"품질 좋고 싼 물건은 외국에서 사면서 몇백년 걸려 잘 만들어놓은 교육 시스템을 활용하는데는 왜 인색한가요?"

경제분야에서는 세계화를 외치면서도 아이들의 "미래 세계화"에는 속수무책인 나라.

빙산앞의 타이타닉호 같은 교육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현명하게 유학을 떠나는 게 "구명보트"라는 지적이다.

이 책에는 "우리 아이 어디로 유학 보낼까?""유학은 언제 가는 것이 좋으며 돈은 얼마나 드나""하버드나 예일은 어떤 학생을 원할까?""영어연수""장학제도"등이 자세하게 실려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