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정상급 디자이너들이 벌이는 패션축제 SFAA(서울패션아티스트 협의회)컬렉션이 3일 막을 올렸다.

진태옥씨를 시작으로 이상봉 오은환 장광효씨등 국내의 기라성같은 디자이너들이 올 가을 겨울 시즌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상을 무대에 올렸다.

디자이너들은 올 가을 겨울에는 그 어느때보다 화려하고 여성스러운 옷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멋쟁이라면 50년대 복고풍과 과장된 맥시멀리즘 스타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 발 앞서 패션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이 행사는 경복궁에서 5일까지 계속된다.

◇미니멀리즘 대 맥시멀리즘

단순하고 절제된 미를 추구하는 미니멀리즘과 과장된 라인에 장식을 강조한 맥시멀리즘이 공존한다.

지난 10년 동안 패션계를 지배해온 미니멀리즘의 위력은 아직도 건재하다.

디자이너 진태옥씨는 군더더기 없이 깨끗한 실루엣을 선보이며 미니멀리즘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그러나 단순미만을 추구했던 몇 년 전과는 다르다.

복잡한 장식을 통해 2001년식의 미니멀리즘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요란할 정도로 눈에 띄는 장식과 커다란 글자가 쓰여진 액세서리 등 맥시멀리즘을 추구한 작품도 등장했다.

◇50년대로의 회귀

올 가을에도 복고무드는 계속될 전망이다.

여성의 지위 향상과 풍요로운 경제상황이 옷에 그대로 반영된 80년대 스타일,자유를 상징하는 70년대의 히피즘,여성적이고 우아한 50년대 복고풍이 맹위를 떨칠 것으로 보인다.

이중 특히 50년대 스타일은 ''21세기 뉴 룩''으로 디자이너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디자이너 오은환씨는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그레이스 켈리 등을 패션 아이콘으로 지목한 듯 그 여배우들의 이미지처럼 우아한 옷을 선보였다.

허리는 꽉 조이는 대신 치마는 풍성하게 폭을 늘렸다.

어깨선은 최대한 부드럽게 표현했다.

◇가죽.모피 인기 급부상

가죽과 모피가 이렇게 각광받았던 시절이 또 있었을까.

얼마전만해도 추동소재로만 여겨졌던 가죽이 이제는 어느 계절에도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패션소재로 인식되고 있다.

설윤형 이상봉 박윤수씨 등 디자이너들은 앞다퉈 가죽 디자인을 무대에 올렸다.

물론 이들이 선보인 가죽은 투박하고 거친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났다.

실크처럼 얇고 부드러워졌다.

그 덕분에 주름을 잡거나 절개선을 넣는 등 세심한 디자인도 가능해져 블라우스 원피스 셔츠 등의 소재로 쓰이고 있다.

또 홀치기같은 각종 염색과 광택나는 에나멜 코팅,다이아몬드 가루를 뿌린 듯한 코팅 등 가공방법도 다양해졌다.

베이지 파랑 황금색 빨강 황금색 진회색 살구색 등 컬러도 한층 다채로워졌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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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AA란

SFAA(Seoul Fashion Artists Association)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디자이너들의 모임이다.

지난 89년 진태옥 박항치 설윤형 오은환 등 12명의 디자이너들이 모여 단체를 결성했고 90년 11월 서울 힐튼호텔에서 제 1회 컬렉션을 가졌다.

국내 최초의 대규모 패션쇼였던 이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봄 가을 두차례씩 컬렉션을 열었다.

올해는 22회째를 맞았다.

현재 멤버는 정회원 20명,준회원과 신인 디자이너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19명이 이번 행사에 참가,패션쇼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