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작품에 겹치기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탤런트 정선경(31)이 SBS TV 성인시트콤 ''허니!허니!'',KBS 2TV 대하사극 ''명성황후'',KBS 2TV 주말드라마 ''동양극장'' 등에 동시에 출연한다.

"데뷔 초기엔 한꺼번에 2∼3개 드라마에 출연하는 선배들을 원망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제가 후배들로부터 원성을 살 것 같아요.

하지만 세 드라마 모두 너무나 해보고 싶었던 배역이라 포기할 수 없었어요"

지난 2일 첫 방송이 나간 ''허니!허니!''(수요일 오후 11시5분)에선 8살 차이나는 남편과 결혼해 시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27살 전업주부 역을 맡았다.

맞선 본 뒤 섬에 놀러갔다가 배를 놓쳐 하룻밤을 함께 지새우고 결혼한 여자역할이다.

오는 9일부터 방송되는 ''명성황후''(수,목요일 오후 9시50분)에선 고종의 첫아들 완화군을 낳은 여인 영보당 이씨를 연기한다.

영보당 이씨는 완화군이 죽은 후 실어증에 걸려 평생 외롭게 살아간다.

다음달중 방송이 시작될 ''동양극장''에선 문예봉 역을 맡았다.

''문예봉''은 조선제일의 미녀로 불리던 영화배우로 실제 인물이다.

세 드라마 중 정선경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배역이다.

"제작진이 처음에 주인공 ''차홍녀''와 조연급인 ''문예봉''을 놓고 선택하라고 했어요.

주연에 대한 욕심은 있었지만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던 문예봉 역에 더 애착이 가더라구요"

콧대 높은 함경도 여인인 문예봉을 연기하기 위해 그녀는 틈만 나면 이북5도청을 찾아 함경도 사투리를 배운다.

매주 토요일 오후엔 중견탤런트 김지영씨를 사투리 과외선생님으로 모실 정도로 열성적이다.

"한꺼번에 사극 시대극 시트콤 등 서로 다른 종류의 드라마에 출연해 아무 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게 아닌가 걱정도 돼요.

하지만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런 후 올 하반기 쯤엔 ''델마와 루이스'' 같이 여자들이 중심이 되는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요"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