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감명깊게 읽은 책 중에 ''철학의 즐거움''이 있다.

''철학 이야기''로 유명한 윌 듀란트의 저서인데 흔히 고리타분하고 딱딱하게 생각하기 쉬운 철학을 재미있고 유려한 문체로 풀어써 매우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현대는 변화와 혼란, 잡다함으로 가득찬 시대다.

사람들은 무엇에 쫓기듯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자신의 삶 자체에 대해서는 확실한 것을 잘 모른다.

이런 혼란 속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순간과 부분을 떠나 전체를 깊이 생각하는 일, 즉 전체적 전망이 필요하며 이것이 곧 철학이라고 저자는 정의한다.

이 책은 인식론이나 형이상학과 같은 골치 아픈 주제를 다뤘지만 여러 가지 예를 들어 문학적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별로 머리가 아프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흥미를 끄는 주제는 변모하는 도덕, 사랑, 남성과 여성,결혼의 붕괴 등 도덕과 관련된 내용이다.

이런 내용을 재미있는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책 속의 한 대목을 적어본다.

''아내로서의 여성의 매력은 육체의 아름다움에 있다. 지난날 아름다운 모습은 건전한 모성의 말없는 보증이었기 때문에 남자는 아름다운 아내를 택한다. 그러나 결혼은 길고 미모는 짧다. 아름다운 것은 그것과 결혼한 남자에게 영원한 매력일 수가 없다. 또 남편으로서의 남자의 매력은 인격과 힘에 있다. …남편은 집을 비우는 것으로,아내는 모성을 연장하고 피부 손질에 정성을 다 하는 것으로 서로의 매력을 유지하려 애쓰게 된다''

다소 통속적이고 한편 문학적으로 보이는 이런 표현은 여느 철학서에서는 보기 어려운 점이며 바로 이 점이 철학을 즐겁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흥미로운 표현 속에 내포돼 있는 많은 진리를 통해 인생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된다.

한 권 속에 이처럼 풍부한 지식과 지혜가 내포돼 있는 책도 드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