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저자로 잘 알려진 미국인 현각(玄覺) 스님이 오는 22일 경북 영주의 현정사 주지로 취임한다.

외국인 스님이 국내 사찰의 주지를 맡기는 지난해 계룡산 무상사 주지로 취임한 폴란드 출신의 오진 스님에 이어 두번째다.

서울 화계사 주지 성광 스님은 20일 "불교신도인 정광명장 보살이 스님들의 참선수행을 돕기 위해 지은 현정사에 현각 스님이 주지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정 보살은 현각 스님의 책을 읽고 감명받아 주지직을 맡아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으며 현각 스님도 "열심히 정진하겠다"며 이를 수락했다고 성광 스님은 전했다.

현각 스님은 지난 겨울 현정사에서 수행했으며 앞으로 행정적인 소임보다는 선원장으로서 현정사를 참선수행 도량으로 가꾸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성광 스님은 덧붙였다.

영주 부석사 뒤쪽 태백산 자락에 자리잡은 현정사는 법당과 동당·서당 등 2채의 선방 요사채 누각 등을 갖췄다.

선원 개원식을 겸한 이날 주지 취임식에는 현각 스님의 스승인 숭산 스님(서울 화계사 조실)이 미국인 제자 20~30여명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벽안(碧眼)''의 선승인 현각 스님은 1964년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 예일대학에서 철학과 문학을 전공한 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과 미국 하버드대학원에서 종교철학을 공부했다.

지난해 출간한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숭산 스님의 가르침을 엮어 출간한 ''선의 나침반''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