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도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25억 인구가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수수께끼의 시장이다.

국제 통상 전문가들은 아시아를 선점하는 자가 21세기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규모나 시장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퓨전경영''(리넷 리드고우 지음,권석언 옮김,좋은책만들기,1만5천원)은 아시아 9개국의 정치·경제 현실과 기업 경영 스타일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CNBC 앵커를 지내고 하버드대 연구위원으로 활동중인 저널리스트.

그는 아시아 경제가 서양식 기업 개념과 동양적 정신의 융합을 통해 어떻게 특유의 혼합모델을 만들어내는지를 재조명한다.

그는 일본을 ''극과 극의 나라''라고 평한다.

혼자 있을 땐 예의 바르고 정중하지만 단체로 뭉치면 과격해지는 국민성을 갖고 있다.

개인의 탁월함보다 국가적 성취를 중시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오늘날의 경제 성장도 정부 지시를 그대로 따른 경영자들 덕분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무덤에서 부활한 나라''다.

극도의 빈곤 상태에서 단 1세대만에 무섭도록 급성장했다.

하지만 지나친 애국심은 걸림돌.

그는 국가간 경계가 허물어진 경제환경에 익숙해지려면 ''우리 것은 우리가 소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밖에 태국은 유연성과 실용주의의 나라,인도네시아는 허약한 병자,인도는 느림보 코끼리 등으로 표현했다.

저자는 일본의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비롯 한국의 정주영 이건희 밀턴김 윤종용 등 재계 인물들의 성공 요인도 함께 살폈다.

이를 통해 아시아적 방식과 글로벌 스탠더드의 융합점이 무엇인지를 조명하고 이제는 양쪽의 장점을 접목한 ''퓨전경영''이 새로운 경쟁력의 근원이라고 강조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