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중 독일 헤비메탈 그룹 ''스콜피온스''와 영국 보이밴드 ''웨스트라이프'' 등의 초청공연을 계획하고 있는 공연기획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외국 팝아티스트들의 관객동원이 갈수록 시원찮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미국 4인조 보컬그룹 ''보이즈 투맨''의 공연은 수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관객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친 1천2백여명에 불과했던 데다 음향 장비 고장 등으로 공연이 2시간 이상 지체돼 기획사가 상당수 관객들의 입장권을 돌려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팝가수 ''리키 마틴''의 공연 때는 기획사가 2억원 정도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역시 지난해 하반기 공연을 가진 록밴드 ''레이지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입장권 판매는 2천장에도 미치지 못했고 록밴드 ''스매싱 펌킨스''는 수백장,팝가수 올리비아 뉴튼존은 5백여장에 불과했다.

팝 피아니스트 리처드 클레이더만 초청공연 입장권 판매는 3백장에 그쳐 주최사인 ''굿119닷컴''은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말았다.

클레이더만은 이전 내한 공연 때마다 입장권 매진을 기록했던 터여서 공연계의 충격은 더욱 컸다.

이같은 부진은 외국 아티스트들의 국내 음반 판매가 가요에 비해 8 대 2 정도로 밀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획사들은 입장객 수를 대개 서울지역 음반판매량의 5% 정도로 보고 있다.

팬들이 음반을 통해 노래를 듣고서야 라이브공연에 온다는 뜻이다.

이들 아티스트가 새로운 곡을 내놓지 못하는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클레이더만의 경우 1996년 첫 공연 때는 신선했지만 비슷한 내용의 음악을 거듭 내놓자 청중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공연기획사들은 요즘 외국의 유명 팝가수 초청공연보다 뉴에이지와 크로스오버를 포함한 클래식 연주자 초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