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땅" 네덜란드는 튤립과 풍차로 유명하다.

튤립은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해 4월 중순 만개하고 풍차는 얼마 남아 있지 않지만 처음보는 이들에게는 발을 멈추게 할 만큼 화려함과 신기함을 안긴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알크마르행 열차를 타고 북쪽으로 15km쯤 떨어진 코흐 잔디크역.

이곳에서 15분쯤 걸어가면 잔세 스칸스라 불리는 풍차마을이 나타난다.

한창일때는 이 마을에 5백여기의 풍차가 있었다고 전한다.

지금은 잔 강변을 따라 4기만이 조금은 외로이 서 있다.

풍차가 서 있는 강둑을 따라 걸어가면 넓게 펼쳐진 초원과 더불어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풍차는 옛 네덜란드인들의 손때와 삶의 여정이 묻어 있는 기구.

우리나라 시골의 물레방아를 보았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이들 풍차의 용도를 보면 식용유를 만드는 풍차, 도료를 만드는 풍차, 목재를 만드는 풍차, 겨자가루 빻는 풍차로 구분할 수 있다.

수선화와 튤립이 피어 있고 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이곳의 모습은 한폭의 풍경화에 다름없다.

물론 이곳에 입장료는 없다.

누구나 무료로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신 차를 몰고 가면 주차료를 내야 한다.

이곳에선 풍차 말고도 볼만한게 몇가지 더 있다.

나막신과 치즈를 만드는 공장이 있다.

운이 좋으면 직접 치즈를 만들어 볼 수 있고 안내자로부터 치즈 제조공정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들을수 있다.

나막신을 만드는 공장에선 옛 네덜란드인들이 어떻게 나막신을 만들어 신었는지를 살펴볼수 있다.

풍차마을을 떠나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오면 낭만적인 운하여행과 미술박물관 구경이 기다린다.

암스테르담에는 1백km에 달하는 운하가 얽혀 있다.

이탈리아 베니스의 운하길이 보다 더 길다고 한다.

중앙역 앞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암스테르담운하를 탐방할 수 있는 1시간 코스의 유람선여행을 이용할수 있다.

유람선에선 한국인 여행객을 위한 한국어 안내방송이 나온다.

운하옆으로 줄지어 늘어선 고풍스런 건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운하여행을 마치고 중앙역에서 전차를 타고 고흐미술관으로 가면 네델란드인의 미술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이곳은 수많은 사람들이 미술관 개장전부터 줄을 서 기다리는 관광명소중 하나.

수백여점에 달하는 고흐의 회화작품뿐만 아니라 마네, 모네 등 동시대화가와 고흐에게 큰 영향을 미친 대가들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미술에 문외한이더라도 고흐의 대표작인 "자화상" "해바라기" 등을 보고 있노라면 스스로가 미술전문가가 된 것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암스테르담=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