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대 졸업자들은 갈 곳이 없다.

국내 음대 졸업자가 음악 관련 업종에 취업하는 비율은 전체의 10%도 안된다.

이중 대부분은 학원강사나 개인레슨을 직업으로 삼는다.

프로연주자나 공연기획가는 1% 미만이다.

졸업후 ''연주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해외유학을 떠나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연주자로 성장할 가능성 역시 전체의 1%가 채 안된다.

디지털시대를 맞아 각종 매체에서 음악전문가를 요구하는 현실과는 딴판인 셈이다.

최근 경희대 음악연구소가 ''음대졸업생 및 귀국연주가의 진로방향 모색''을 주제로 프레스센터에서 연 세미나 참석자들은 음대교육의 위기를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세미나 발표자들은 음악교육이 피아노와 작곡 성악에만 집중돼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탁계석 21세기 문화광장 대표는 "음향과 공연기획,평론 등 음악관련직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선우 동아대 교수는 "서양음악을 모방하는 데서 탈피,음악의 한국화를 모색하고 대중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래식의 틀에 안주하지 말고 실용음악에도 눈을 돌려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음악계에서 이례적으로 ''음대 졸업자의 진로문제''를 다룬 이날 세미나에선 교육 위기의 원인과 대안들이 숱하게 쏟아졌고 참석자들 사이에선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대학과 정책 당국이 문제해결을 위해 얼마나 실천에 옮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