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는 불교가 쇠퇴한 것이 아니라 서민화.대중화되는 시기였다''

전남 해남 대둔사가 이런 기치를 내걸고 조선시대 불교사의 재조명 작업에 착수했다.

''산승(山僧)불교'' ''선교의 쇠퇴기''라는 그동안의 부정적 평가와 숭유억불 호국불교 등의 단편적 해석에서 벗어나 조선불교를 제대로 평가해보자는 뜻에서다.

대둔사가 이같은 작업에 나선 것은 서산대사가 의발(衣鉢, 가사와 발우)을 이 곳에 전수한 이래 풍담선사 등 13대종사 및 13대강사를 배출하며 조선 중.후기 불교의 중추적 위치를 차지했기 때문.

대둔사는 그 첫 작업으로 오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조계사에서 ''조선시대 불교사 연구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이날 기조발제를 맡은 대둔사 주지 보선 스님은 미리 배포한 자료를 통해 "조선시대는 불교가 피지배층의 신앙으로 정착돼 서민불교적 특징을 띠게 되는 시기였음에도 신라나 고려불교에 비해 너무나 소홀히 취급돼 왔다"고 지적했다.

''조선시대 불교사 연구의 방향''을 주제로 발표할 동국대 김상현 교수도 "조선 5백년 불교사에 대한 연구논문이 원효 스님 한사람에 대한 연구성과와 비슷한 4백여편에 불과하다"면서 "조선시대 불교사의 복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