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중심이자 자본주의 시장의 심장부인 월스트리트.

그곳에는 무한한 성공의 신화와 비밀스러운 거래,수많은 투자자의 환희 및 절망,놀라울 정도의 어리석음이 마구 뒤섞여 있다.

''월스트리트 100년''(찰스 가이스트 지음,권치오 옮김,좋은책만들기,1만8천원)은 지난 한세기의 격동적인 역사를 글과 사진으로 증언한다.

책에 실린 1백50장의 사진·삽화는 그동안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것들이다.

10년 단위로 나눠 쓴 이 영욕의 기록에는 옛날 주식시장의 차트와 초기 광업회사의 빛바랜 광고,주식증서들이 담겨 있다.

다우존스 지수에 나타나지 않는 전설 속 일화들도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1952년 뉴욕증권거래소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백30만주였고 주식투자 인구는 전체의 4%인 6백50만명이었다.

1965년에는 투자인구가 2천만명을 넘었고 1985년에는 4천만명을 웃돌았다.

지금은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직접 투자나 펀드를 통해 참여하고 있다.

현재 하루 거래량은 8억주,거래액은 10억달러에 이른다.

20세기 월스트리트 이야기는 일반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세계 최강의 국가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의 경제철학을 대변해준다.

1929년 대공황 때의 깡통계좌와 자살 소동,냉전으로 인한 국방관련 주식의 부침,개별 주식보다 더 많은 뮤추얼 펀드의 등장 등으로 이어지는 희비 쌍곡선….

무허가 중개소가 늘어서 있던 외딴 거리가 어떻게 수조달러의 황금거리로 변했는지,그 역사의 현장을 극적으로 포착한 사진들이 특히 돋보인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