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래식 공연 사상 최고인 25만원짜리 입장권이 등장하자 음악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경제와 예술간 함수관계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오는 6월22일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한·일 월드컵기념 세계 3대 테너의 내한공연 티켓이 그것.

주최사인 MBC는 VIP석 가격을 25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11월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20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 액수다.

MBC측은 루치아노 파바로티,호세 카레라스,플라시도 도밍고 등 ''빅3 테너''를 한 자리에 서게 하려면 그만한 대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5만원''은 1999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빅3 테너공연의 최고가 6만5천엔(약 69만원) 및 지난해말 시카고 공연의 6백달러(75만원) 등과 비교할 때 약 3분의1 수준이라는 것.

이번 공연의 입장료는 VIP석 외에 R석(20만원)에서부터 학생석(2만원)까지 평균 15만원선이다.

유료입장 예상객 수가 3만명으로 입장료 총수입액은 45억원 정도 될 것으로 주최측은 기대한다.

이밖에 방송광고료 등을 합치면 총수입은 55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MBC 관계자는 "이익을 남기기 보다는 손해보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한다.

빅3 테너의 개런티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빅 3테너가 국내에서 단독공연을 할 땐 개런티가 10만달러 안팎이지만 합동공연 개런티는 개인당 10배나 많은 1백만달러 이상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공연에선 개런티와 에이전트비용 등을 합쳐 총 3백50만∼4백만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비상승으로 입장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러나 합동공연의 가치에 대해선 대체로 회의적이다.

전성기가 오래전에 지난 빅3 합동공연은 이제 ''예술''이 아니라 그저 ''쇼''일 뿐이라는 의견이 많다.

재불피아니스트 P씨는 한마디로 ''어리석은 기획''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음악계는 요즘 호세 쿠라,로베르토 알라냐,알바니스크 등 ''신(新)3대 테너''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뛰어난 음악성을 갖춘 데다 개런티는 빅3보다 크게 낮다.

진정한 음악을 청중에게 선물하려면 보다 창의적인 공연기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