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잘 입는 사람이 성공한다''

옷은 멋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일이나 건강에까지도 영향을 주는 삶의 반려자다.

체형과 체질,직업·환경에 따라 옷은 ''날개''도 되고 ''넝마''도 된다.

신사복 디자이너 이영재(부산 당코리 테일러 대표)씨의 ''옷은 사람이다''(은행나무,1만5천원)는 우리 몸과 의복의 관계를 미학적으로 탐구한 책.

옷을 잘 입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이씨는 30년을 맞춤신사복만 만들어온 양복장이.

그가 운영하는 당코리 테일러는 정·재계와 문화계 인사들이 단골로 드나드는 명가다.

그는 이 책에서 오랜 현장 경험과 인체 연구결과를 총동원해 신체에 어울리는 옷의 소재와 색상 등을 컬러 사진까지 곁들여 소개한다.

체질론에 근거한 의상 디자인의 비법도 알려준다.

사람의 체형과 체질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옷을 만들 때는 신장과 팔다리 길이,허리 굵기나 목선 등을 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당연히 뼈와 근육,피부,손발의 형태에 따라 각기 다른 소재와 모양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가 제시하는 체형별 디자인을 보자.

우선 마른 체형(I형)은 품을 크게 하기보다 볼륨감 있는 소재와 무광택의 밝은 색상 옷이 좋다.

배가 나온 비만체형(O형)은 불룩한 배 부위에 앞단추를 정하고 어깨와 엉덩이는 약간 넓게 살리는 것이 효과적.

엉덩이가 큰 체형(A형)은 어깨를 키우고 여유있는 품으로 처리한다.

서 있을 때와 움직일 때의 체형 변화도 고려해야 하므로 관절의 구조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인체와 미학의 관계를 알기 위해 척추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그래서 그는 목욕탕 때밀이를 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뼈를 만져보기도 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