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통학회 초대 회장을 지낸 설봉식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가 ''유통채널 Management''(영진Biz.com,1만5천원)를 펴냈다.

이 책에는 디지털시대의 유통 경제행위와 새로운 경영기법,경영전략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부제처럼 ''디지털시대의 유통,어떻게 할 것인가''를 제시해주는 책이다.

유통학의 기초를 비롯 유통채널,업태,소매점 경영,머천다이징과 가격전략,물류,전자상거래 등 다룰 만한 모든 내용을 쉽고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책 마지막에 소개된 사례연구에서는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설 교수가 이 책의 출간을 서두른 것은 무엇보다 유통학의 체계를 갖춘 서적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유통관련 서적이 마치 마케팅 이론의 확장이나 아류로 취급당하는 현실도 작용했다.

"지금 우리는 탈공업화 시대,즉 상공사농(商工士農)시대에 살고 있고 소매업 시장규모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습니다"

그런데도 유통산업은 산업의 곁가지로 인식돼 정책지원에서도 소외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유통산업과 유통학이 산업이나 학문의 본류로 자리잡지 못한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경영보다는 경험에 의존하고 튼튼한 기초이론보다 패스트푸드처럼 반짝하는 새 경영기법이나 전략에 기대려는 업계 풍토를 그 중 하나로 꼽는다.

사농공상의 전통적 가치관도 이유 중 하나다.

전자상거래 혁명에 따라 유통학의 범위와 내용이 크게 넓혀지고 있지만 유통이론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도 안타까운 부분.

그는 이 책에서 고객셰어(share of customer) 개념을 거듭 강조한다.

다품종 소량생산 위주인 지금은 마켓셰어(market share)를 늘리는데 힘을 쏟지 말고 한 고객에게 많은 제품을 파는데 총력을 기울이라는 것이다.

충성도가 높은 소수 고객을 향한 1 대 1 마케팅을 펼치라는 얘기.

물류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소중 으뜸가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는 물류 낙후성 극복의 키워드로 시스템화와 전문화를 내세운다.

여기에 성공하지 못하면 기업 물류비 절감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설 교수는 90년대부터 유통학에 관심을 집중해 ''유통전쟁-이기는 경영전략은 없는가'' 등 많은 저서와 논문을 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