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가보다.

살갗에 닿는 바람에 쌀쌀함이 걷히기도 했지만 얼굴이 당기고 버석이는 폼이 새 계절임을 알린다.

눈가에도 슬그머니 잔주름이 비친다.

"벌써 주름이 생기려나"

그가 무심히 말을 받는다.

"세월 앞에 장사 있냐"

오, 정답이다.

누가 정답을 모르랴.

때로 입에 발린 말이 주는 달콤한 위안을 그는 모른다.

"무슨소리. 팽팽하기만 한데"까지는 안되더라도 "뭘, 괜찮아" 쯤은 어떤가.

고지식한 그의 사전에 ''깜찍한'' 융통성이라곤 없다.

내심 치미는 부아를 누르며 걷다보니 "마음클럽"이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정신과 전문의들이 열었다는 심리상담카페다.

연인들의 "성격궁합"도 알 수 있다는데 이참에 한번 상담이나 해볼까.

카페문을 열자 향긋함이 휘감겨 온다.

아로마 오일 향이다.

고동색과 진녹색을 주조로한 인테리어도 상당히 편안한 분위기.

자리에 앉자 테이블 위에 레몬향 물씬한 오일램프를 켜준다.

향기에 젖어드는 기분이 과연 여유롭다.

음료는 허브차가 주종.

레몬그라스 로즈마리 카모마일 등 다양한 차들이 준비돼 있다.

여러가지 심리검사중 제일 많이 찾는 것은 성격유형 검사와 심리상태 검사다.

차나 식사와 함께 심리검사를 할 수 있는 1만5천원짜리 패키지가 특히 인기다.

연인심리검사는 3만원.

백문항정도 질문지를 작성하면 잠시후 결과를 두고 전문상담사가 "상담"을 해준다.

철저하고 실제적인 면과 낙천적이고 융통성 있는 면이 대치되지만 서로 보완하기 좋다는 진단.

생각해 보면 고지식함은 강직함의, 융통성 없음은 한결같음의 다른 이름이다.

마음이 편해진다는 라벤더방, 기분이 좋아진다는 네롤리방(각 5천원)에서도 쉬어볼 만하고 한켠에 마련된 예쁜 허브숍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스트레스 측정실(2만원)에선 향기처방도 받을 수 있다.

한달에 한번씩 사이코 드라마 공연도 열린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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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진흥원길로 올라가다가 왼편의 2층건물.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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