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미(28)의 얼굴이 늦가을 수국처럼 활짝 폈다.

지난해 MBC ''허준''이후 출연작마다 순풍에 돛단 배다.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아줌마''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는 지난 5일부터 방영된 SBS 대하사극 ''여인천하''(연출 김재영,극본 유동윤,월화 오후 9시55분)에서 ''연출자 팬''까지 뒀다.

''여인천하''에서 기생 옥매향을 맡은 그를 두고 국내 사극계의 명장 김재형 PD는 공개적으로 "박주미의 팬"이라고 말했다.

김PD는 "조선시대에 태어났더라면 단원 김홍도가 모델로 삼았을 만큼 한국적 미인의 전형"이라며 "사극 연기자로서의 가능성도 크다"고 추켜세웠다.

지난 92년 데뷔한 박주미에게 ''허준''은 연기인생의 전환점이 된 드라마다.

현대극에서 그다지 빛을 발휘하지 못하던 그는 사극 출연 이후 시청자들의 눈에 띄었다.

심성 고운 공빈 김씨 역으로 푸근한 인상을 남겨 데뷔 8년 만에 팬클럽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역시 "여태껏 연기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복스럽게 웃는 인상 덕분에 ''허준''때도 이병훈 PD가 배역에 별표까지 해가며 개인연기지도를 해줬다.

사극 연출자들이 선호하는 ''한국형 미인얼굴''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여인천하''에서 유일하게 평안도 사투리를 쓰는 그를 위해 김재형 PD는 사투리 강사까지 붙여줬다.

탤런트 가운데에서 평안도 사투리를 가장 완벽하게 쓴다는 김을동씨에게 사투리 강습을 부탁한 것.

박주미는 "허준과 달리 정통사극인데다 사투리까지 나와 부족한 제 연기력이 다 드러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미리부터 엄살을 떤다.

"어려운 만큼 연기력을 쌓기에는 더 좋은 기회"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극중 옥매향은 정난정(강수연)의 친구로 조선 중종때 장안 최고의 명기로 이름을 날린다.

"옥매향은 색짙은 교태가 아니라 남자들도 혀를 내두르는 똑똑한 머리와 풍류로 당대의 세도가들을 사로잡은 인물이에요"

오는 3월 MBC ''아줌마''가 끝나면 당분간 ''여인천하''에 전념할 생각이다.

성인 옥매향은 9회부터 등장할 예정이다.

조선 제일의 명기로 거듭나는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