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세계경제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

개별국가와 기업들은 어떻게 이들을 맞이해야 할 것인가.

''트라이어드의 힘'' ''국경없는 세계'' ''국가의 종말'' 등을 통해 세계경제의 동인과 세계화 현상을 통찰력있게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제시해왔던 오마에 겐이치가 지금까지의 견해를 더욱 진전시켜 정리한 것이 바로 ''보이지 않는 대륙''(안진환 옮김,청림출판,1만3천원)이다.

그는 미래의 세계경제를 네가지 차원(보이는 차원,국경없는 차원,사이버 차원,고수익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 ''보이지 않는 대륙''으로 이를 형상화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대륙''은 세계화와 정보화로 인해 1985년부터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한 경제 신대륙을 의미한다.

기존 경제 시스템에 속한 활동이 각종 규제와 보호에서 벗어나 세계적으로 전개되는 한편 고수익을 쫓는 거대한 자금이 전자결제 시스템 및 인터넷에 접목돼 순식간에 이동하면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새 경제시스템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대륙''에서 기업과 국가가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는 미래의 세계경제에서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위 ''플랫폼''(시장을 지배하는 세계적인 표준)을 이용하거나 확보해야 하며,''아비트리지''(재정거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유전인자를 변화시킬 정도로 기업의 목표와 전략,조직구조와 마케팅 기법 등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계층적인 피라미드 구조 대신 플랫폼 중심의 무정형으로 얽혀있는 거미줄 모양으로 조직구조를 바꾸고 불특정 다수를 향한 매스마케팅 대신 자사상품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게 포인트캐스트 마케팅을 전개하라고 강조한다.

이런 특성을 지닌 기업들은 급속히 성장하고 재빨리 움직이며 눈에 띄는 것은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는 소위 ''고질라''기업으로서 미래의 세계경제를 주도할 것으로 본다.

그는 또 미래의 세계경제에서 개별국가들이 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는 국가체제를 ''지역국가''로 개편하고 각종 규제들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국가''는 인구 규모가 5백만명에서 2천만명 정도로 세계경제에 참여하는데 필수적인 통신 수송 전문서비스 등의 인프라를 갖춘 경제단위들을 말한다.

예를 들면 일본을 11개의 지역국가로 개편하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발전방향을 수립해 나름대로의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대륙''의 실체를 보다 자세하게 묘사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자신의 기존 저서에서 주장한 논지의 연장선상에서 개별국가와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정책담당자들 및 기업경영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 준다.

미래를 준비하는 일반인들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윤동진 우석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