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는 작곡을 하거나 연주자들에게 연주에 대한 지시를 할 때 가끔씩 이렇게 말하곤 했다.

"여기를 좀더 핑크색이 되도록" "이건 너무 검군" "그건 모두 파란색으로 하시오" 등.

슈베르트는 자신이 특별히 좋아했던 마단조를 ''하얀 옷을 입은 소녀가 장밋빛 활을 가슴에 들고 있는 것''으로 표현했다.

그런가 하면 크리스토퍼 워드란 사람은 "오보에는 자주색,파이프오르간은 노란색,베이스는 갈색,금관악기는 주황색이 연상된다"고 말했다.

음악은 색채이고,색채도 곧 음악이다.

신나라뮤직과 KBS FM가정음악이 함께 제작한 ''FM가정음악 컬러시리즈''는 이렇듯 일상의 수많은 컬러속에 숨겨진 음악을 찾아낸다.

시리즈 첫 작품이라 할 ''오렌지''와 ''그린''도 각각 독특한 미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오렌지색은 어두운 터널이나 안개가 자주 끼는 유럽의 거리를 밝히는 등불의 빛깔.

음반 ''오렌지''는 위안과 희망을 안겨다주는 그런 오렌지색 등불같은 음악을 모았다.

음반 ''그린''은 나무 향기 그윽한 숲을 거닐고 싶을 때,청춘의 약동과 생기를 느끼고 싶을 때 들어볼 만한 음악이 담겨있다.

카롤라의 ''오직 하루'',아르보 패르트의 ''거울속의 거울'',J E 스튜어트의 ''천사 가브리엘'' 등 평소 알지 못했던 멋진 곡들을 만날 수 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