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시아 전문 박물관 ''뮈제 기메(Musee Guimet)''가 5년에 걸친 대대적 보수,확장 공사를 마치고 지난 15일 재개관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14개국의 문화유물 4만5천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뮈제 기메는 아시아 전문 박물관으로서 세계 최대 규모다.

이번 재개관으로 한국관은 그전보다 5배나 넓어진 3백60㎡(약 1백10평)의 전용 공간을 갖게 됐다.

최근 프랑스 언론은 기메 박물관 재개관을 보도하며 한국관을 크게 소개했다.

경제 일간지 레제코는 소장품의 질적 수준과 시대적 다양성에 있어서는 해외 한국관 중 최고라고 평했다.

르몽드와 르피가로는 이제야 한국 예술들의 진가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총 면적 1만6천5백㎡의 5층 건물 정문에 들어서면 로비 입구 좌우에 설치된 조선시대 거대석상이 관람객을 맞이 한다.

3층의 한국관에는 통일신라시대 금동여래입상과 고려시대 수월관음도,조선시대 김홍도의 풍경화 8폭 병풍,나무로 만든 18세기 탈춤 가면 등 4백여점이 전시돼 있다.

앞으로 뮈제 기메는 1천5백여점의 한국 문화유물을 교대로 전시하고 주제별 특별전도 열 계획이다.

1889년 파리 만국 박람회 개최 기념으로 에펠탑과 함께 개관한 기메 박물관은 그 역사도 1백년이 훨씬 넘는다.

명칭은 설립자 에밀 기메 이름에서 따왔다.

리용 태생의 기메는 오늘날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한 페시네 그룹을 키운 성공한 기업인으로도 유명하다.

어려서부터 고대문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중국과 일본 등을 여행하며 고미술품과 종교관계 고문서를 수집했다.

1889년엔 자신의 소장품으로 동양 유물 박물관을 설립하고 국가에 기증했다.

1945년 루브르 박물관 소장 아시아 유물이 이곳으로 옮겨지면서 오늘의 뮈제 기메가 있게 됐다.

자크 시락 프랑스 대통령은 재개관 축하 기념연설을 통해 "젊은 시절 기메 박물관을 방문하며 극동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파리=강혜구특파원 hyeku@worldonlin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