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은 한국 천주교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이었던 신유박해가 시작된 지 2백년이 되는 날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대주교와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신유박해 순교 2백주년 개막미사''를 갖고 박해가 마무리된 내년 2월4일(음력 12월22일)까지 다양한 기념행사를 벌인다.

신유박해는 1801년 1월10일(음력) 조선 왕조가 천주교에 대한 금교령(禁敎令)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천주교 신자에 대한 대대적 색출이 이뤄져 신앙을 포기하지 않은 신자들은 역적으로 다스렸다.

가톨릭대사전에 따르면 1801년 말까지 진행된 신유박해의 희생자는 처형된 사람이 1백여명,유배된 사람 4백여명 등 5백여명에 이른다.

이때 순교한 황사영은 죽기전에 서울에서 처형 또는 옥사한 사람만 3백여명이었다고 기록,지방 순교자들까지 포함하면 희생자의 숫자는 훨씬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주최하고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와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주관하는 기념행사는 박해 자체의 기념보다는 박해과정에서의 순교와 신앙고백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다음달 2일에는 개막미사와 함께 순교자의 시복(諡福)을 위한 기도운동에 들어가고 명동 가톨릭회관에서는 기념 심포지엄을 연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신유박해의 정치사적 배경과 전개과정,박해 전후 순교자,한국순교자 시복조사과정 등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된다.

오는 3월부터는 신유박해의 순교지와 주요 사적지를 연결하는 성지순례운동이 시작된다.

명동-의금부-형조-새남터-서소문밖을 순례하는 서울코스와 주문모신부,정약종,황사영 등의 순교행적 등 7개 순례코스를 답사하게 되며 순례기도 공모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