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한 천재는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법.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1945~1987)를 기억하고 그의 격정적인 연주를 즐겨 듣는 이들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카고심포니 상임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아내였다는 사실도 그에 대한 기억을 쉽게 지우지 못하게 한다.

최근 뒤 프레의 미공개 음원이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 생상스 ''첼로협주곡 1번''(1971년 연주)과 거장 첼리비다케,스웨덴 라디오심포니와 협연한 드보르작 ''첼로협주곡 나단조''(1967년 연주)가 그것.

이 음원들이 ''재클린 뒤 프레''(텔덱)란 음반으로 묶여나왔다.

이 음반은 강력한 파워와 뛰어난 영감을 가졌던 뒤 프레의 최전성기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특히 드보르작 협주곡은 바렌보임과 결혼한 직후 연주한 실황연주.

더욱 발랄하고 풍부한 감정이 살아있는 듯 하다.

뒤 프레는 이 연주 이후 서서히 건강이 악화됐고 급기야 장기간 휴식을 취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가진 마지막 정규 연주회가 바로 생상스 협주곡 무대였다.

뒤 프레의 ''백조의 노래''인 셈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