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서설이 내렸다.

탐스런 솜사탕 같은 함박눈이 온세상을 하얗게 덮었다.

골목마다 눈사람이 피었고 골골 마다 눈꽃(雪花)이 만발했다.

상고대(霧淞), 얼음꽃(氷花)과 어울려 하얗다 못해 푸르게 떠는 눈꽃 세상.

올해엔 활짝 웃을 일만 있으려나 보다.

설악에서 한라까지, "눈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눈꽃축제"가 그 희망을 노래한다.

[ 대관령 ]

10일부터 닷새간 평창군 대관령 일대에 "하얀 꿈"을 풀어 놓는다.

올해로 9번째 열리는 이곳의 겨울나기 축제다.

2010 동계올림픽 유치홍보를 겸한 2001 한국방문의해 특별이벤트로 준비, 떡벌어진 잔치상을 차린다.

이 지역 전통행사를 재연하고 관광객과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즐길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에 신경을 썼다.

올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만설제로 축제의 막을 올린다.

도암면 주민 50여명이 옛날 눈밭에서의 사냥모습을 재연하는 황병산사냥놀이를 하며 설피 신고 눈밭걷기, 소발구퍼레이드, 전통썰매타기 등으로 눈고을만의 독특한 생활상을 체험할수 있게 꾸몄다.

이 지역 특산인 돼지고기와 감자를 가족끼리 구워먹는 시간도 갖는다.

엄홍길씨를 비롯한 유명 산악인과 함께 하는 능경봉 등반대회로 겨울산행의 묘미를 돋운다.

웃통을 벗어 제끼고 하는 알몸단축마라톤대회도 즐겁다.

[ 태백산 ]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에 핀 눈꽃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정상 천제단에서의 해맞이로도 유명하다.

13일부터 아흐레간 "눈, 사랑 그리고 환희"를 주제로 한 눈꽃축제를 벌인다.

20여팀이 참여해 눈조각솜씨를 겨룬다.

관광객이 직접 눈사람을 만들고 사진을 찍어볼수 있는 마당도 꾸민다.

조명이 설치된 갱도모양의 눈터널을 거닐며 눈과 얼음이 연출하는 환상을 경험해 볼수 있다.

비닐포대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 타고 내리던데서 착안해 태백시가 개발한 오궁(오리궁둥이의 약자)썰매타기대회는 어린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외발썰매, 앉은뱅이썰매를 지치고 팽이놀이도 마음껏 할수 있다.

당골광장에서 문수봉을 돌아오는 태백산 등반대회는 설화감상에 그만이다.

주목과 어우러진 설화감상에 좋은 유일사~장군봉~망경사~당골코스 등산로도 타볼 일이다.

[ 한라산 ]

"제주는 역시 1월부터 재미있다"

13일부터 9일간 어리목일대에서 열리는 눈꽃축제기간중 이 말을 실감할수 있다.

하얗게 변한 한라산 품속에서 눈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할수 있는 여백을 두어 담백한 행사를 꾸민다.

트레킹을 겸한 한라산 정상등반이 축제의 하이라이트.

가벼운 트레킹에 참여해 가족애를 다져보자.

어승생역사오름트레킹은 1시간 가량 소요되는 코스.

윗새오름트레킹은 어리목과 영실에서 한라산 1천7백고지인 윗새오름까지 오르는 4시간코스로 겨울한라산의 멋을 만끽할수 있다.

정상 백록담까지 오르고 싶으면 성판악~진달래밭~정상, 관음사~용진각~정상코스를 밟을수 있다.

정상에 오르려면 아침일찍부터 서둘러야 한다.

얼음슬레이와 눈썰매는 기본이고 설원서바이벌게임도 즐길수 있다.

제주만의 이벤트 감귤방사탑쌓기 역시 색다른 재미를 준다.

[ 설악산 ]

척산온천지구에서 가까운 속초시 종합경기장에서 18일부터 나흘간 축제가 열린다.

21일 열리는 "하얀산길걷기"가 매력만점의 이벤트.

오색~대청봉~소공원 8시간 코스에서 전문산악인 및 겨울산행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등산대회가 열리며, 소공원~계조암~울산바위 4시간 코스에서는 일반인 및 어린이도 따를수 있는 눈길걷기행사가 펼쳐진다.

산행중 산악인들이 무사고를 기원하며 올리는 시산제도 지켜 볼수 있다.

20~21일 빙벽오르기대회가 열리는 토왕성폭포까지 들어가 입산금지로 볼수 없었던 설악의 비경을 감상할수 있다.

이밖에 산토끼붙잡기, 눈썰매타기 등 참여행사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