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DOC 5집발매 기념 심야 스탠딩라이브! 5집 수록곡과 새롭게 편곡한 이전앨범 히트곡 콘서트!''(티켓링크 사이트)

''크리스마스 이브 자정부터 3시간 동안 DJ DOC의 신나는 음악과 흥겨운 댄스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무대!''(워커힐 호텔 성탄 프로그램 팸플릿)

지난 24일 밤 12시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화려한 광고를 앞세워 열린 DJ DOC 성탄 콘서트.

공연장인 가야금홀(수용인원 2천명)에는 3천명 이상의 관객이 입장했다.

가수들이 등장하자 장내는 환호로 가득찼다.

그러나 진행은 이내 덜컹댔다.

곡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법이 없었고 중간에 가사를 잊어 노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멤버들은 "오늘 왜이럴까"라며 우왕좌왕했다.

팬들은 히트곡인 ''슈퍼맨의 비애''를 불러달라고 연호했으나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끝내 들을 수 없었다.

정확히 새벽 1시30분.

가수들은 "오늘 공연 끝입니다.나중에 기분내키면 다시 올라올게요"라며 끝곡을 부른 후 내려갔고 다른 DJ가 올라와 음악을 틀었다.

절반 가까운 관객이 공연장을 빠져나간 가운데 수백명이 밖에 모여 환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밤 9시부터 호텔에 와서 기다렸다는 박세정(28·서울 청량리동)씨는 "노래들은 시간보다 기다린 시간이 길다"며 항의했다.

가수 소속사인 프리 스타일측은 "언제 콘서트라고 했느냐.나이트같은 파티였다"며 억지를 부렸다.

마케팅을 맡았던 호텔측도 "대관만 했을 뿐"이라며 발뺌하다 거센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기획사와 함께 관람료를 환불해주기로 했다.

기계가 고장나 곡을 연달아 틀 수 없었다는 주최측의 변명은 리허설은커녕 사전 기기점검조차 하지 않았다는 단적인 증거다.

그룹 멤버인 이하늘씨는 "지금까지 했던 공연 중 최악이었다.원래 5곡 정도 부르고 내려오는 것으로 알았다.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었다"며 사과했다.

결국 이번 환불소동은 기획사와 호텔측의 합작품인 셈이다.

준비도 안된 공연을 특급호텔의 이름을 걸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포장한 무성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꿈꾸며 5만∼6만원을 투자했던 관객들은 말그대로 ''특별한''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고 말았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