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위 댄스?'' 탤런트 박영규(45)가 본격적인 춤 선생으로 나섰다.

SBS 주말드라마 ''덕이''에서 춤에 빠져 딸까지 팔고 카바레를 차리는 한구 역으로 출연중인 박씨가 그동안 다진 춤 솜씨를 뽐내는 강습용 비디오를 출시한 것.

"분위기가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춤을 음습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아요.사실 춤은 양지에 사는 문화예요"

춤의 생활화를 내건 강습용 비디오에서 그는 영화 ''쉘 위 댄스''의 주제음악을 배경으로 차차차와 지터벅(일명 지루박)을 맵시있는 춤 솜씨로 선보인다.

박씨는 지난 5월부터 방송된 ''덕이''의 한구 역 때문에 춤을 시작했다.

대충 배우고 끝낼 수도 있었지만 그는 하루 2시간씩을 투자해가며 남달리 매달렸다.

"시청자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주는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캐릭터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기본입니다.춤도 제대로 배워두면 연기의 튼튼한 기초가 된다고 생각했죠"

덕분에 강습용 비디오까지 출시한 셈이다.

그는 자신의 연기론을 레미콘에 비유하고는 한다.

"쉼없이 돌아가는 레미콘처럼 연기자도 끊임없이 자신의 경험과 기억들을 연기와 버무려야합니다.만약 회전을 멈추면 시멘트처럼 굳어져 한가지 연기밖에 못하게 되죠"

오는 15일 2년9개월 만에 막을 내리는 ''순풍 산부인과''에서의 ''영규''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그는 "외모가 캐릭터를 좌우한다"고 말한다.

"첫회 촬영때 머리스타일을 부풀려서 출연했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요.그래서 가운데 가리마를 타서 머리를 가라앉히고 다시 촬영했더니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사실 박씨는 ''순풍'' 이전까지만 해도 점잖은 신사이미지 덕분에 아줌마 팬들이 많았다.

연말연시면 아줌마들을 위한 각종 행사에 항상 불려나갈 정도였다.

''순풍''이후 점잖은 신사이미지는 하루아침에 깨졌다.

특히 ''순풍''과 ''국희''에서의 극단적인 캐릭터는 그의 연기폭을 그대로 말해준다.

겉보리 서말만 있어도 피한다는 처가살이에 온갖 꿍꿍이 수작을 부리는 위인 ''영규''와 친구를 죽이고 재산을 차지하는 냉혈한 친일사업가 ''주태''의 모습에서 연기자의 변신이 어떤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

"연기자는 시청자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엔터테이너입니다.아무리 예술성있는 작품이더라도 볼거리가 없으면 외면당하죠.시청자의 눈은 솔직합니다"

이미지만 먹고 사는 젊은 연기자들이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