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과 황신혜.

두 사람은 서로 전혀 다른 빛깔을 지닌 연기자다.

유씨가 사극에서의 서슬퍼런 임금 역과 드라마에서의 코믹스러운 역을 넘나드는데 비해 황씨는 유독 정통 멜로 드라마만 고집하기로 유명하다.

전혀 닮지 않은듯 한 두 사람은 지난 95년 방송된 ''애인''을 통해 이미 한차례 명콤비임을 보여줬다.

유부남과 유부녀의 사랑을 그렸던 ''애인''은 드라마의 배경과 황신혜의 소품이 유행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두 사람이 4년3개월 만에 다시 한무대에 선다.

11일부터 방송되는 월화드라마 ''루키''(연출 고흥식,극본 주은희 오후 9시55분).

직장 남성의 애환을 코믹터치로 그린 ''루키''에서 유씨는 무역회사 영업부 7년차 엄 대리(엄순대)로,황씨는 엄 대리의 대학동창이자 직장상사인 조 부장(조수미)으로 출연한다.

지난주 SBS 탄현촬영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나란히 결혼예복 차림이다.

조 부장을 좋아하는 엄 대리가 꿈속에서 그녀와 결혼식을 치르는 장면의 촬영이 한창이다.

유씨는 "드라마 애인에서 신혜씨를 처음 만났지만 촬영하면서 도움이 많이 됐다"며 "4년 만에 다시 만나 반갑다"고 말했다.

그 사이 아이엄마가 된 황씨에 대한 호칭도 바뀌었다.

신혜씨에서 지영엄마가 된 것.

황씨는 2살난 딸을 키우고 있다.

그는 "''남의 속도 모르고''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미숙씨는 카리스마가 강한 연기자이고 신혜씨는 여전히 20∼30대의 얘기를 잘 표현하는 연기자"라며 두 사람을 나란히 치켜세웠다.

황씨는 "제 상대역이 유동근씨라는 얘기를 듣고 다른 것은 보지도 않고 출연결정을 했다"며 "너무 편안할 정도로 기가 잘 통한다"며 웃었다.

일반직장 경험이 전혀 없는 두 사람 모두에게 직장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

게다가 유씨는 이번에도 코믹스러운 캐릭터이고 황씨는 남자 부하들을 거느린 여부장 역.

유씨는 "예전의 코믹연기는 너무 밑바닥 정서에 의존해 연기하는 저 역시 부자연스러웠지만 이번에는 회사내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을 소재로 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제 캐릭터는 마냥 잘난 여자가 아니라 사무실에서는 강단있는 여자지만 엄 대리와 단 둘이 있을 때는 소녀같은 면이 많다"고 대답했다.

인터뷰 중에도 두 사람의 차이와 공통점이 눈에 띄었다.

유씨는 "연기자이면서도 아침부터 멜로 드라마를 보는 것은 싫어한다"며 "멜로 드라마는 1년에 1편 정도만 출연한다"고 말했다.

황씨는 출연하는 드라마에 매번 결혼식 장면이 있는 데다 사극출연 경험이 전혀 없다는 특이경력을 가졌다.

유동근의 느린 말투와 황신혜의 짧은 대답은 인터뷰 내내 고역이었다.

"원래 말투가 느리지만 극중에서는 빠르다"는 유씨의 대답이 그나마 위안.

서로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른 두 연기자의 재회가 ''루키''에서는 어떤 색깔의 호흡을 빚어낼 지 주목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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