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성에 찌든 음악이나 인기에 영합하는 노래에 싫증이 난 사람들의 해방구-인디 음악.

클럽이나 공연장을 찾기가 부담스럽고 힘들어 좀처럼 가까워질 수 없었던 인디 음악의 정신과 열정을 맛볼 수 있는 두 장의 앨범이 나왔다.

카바레사운드와 (주)나은세상이 각각 내놓은 "노을팝"과 "아르케(Arche)100".모두 방송 한번 제대로 타지 못했지만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음반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노을팝"은 로맨틱한 멜로디와 신선한 편곡으로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던 밴드 "은희의 노을"의 첫 정규앨범."노을팝"은 모던록을 그들만의 스타일대로 소화한 장르를 뜻한다.

총 10곡이 실린 이 앨범에서 "은희의 노을"은 귀에 착착 감기는 친근함과 따뜻한 느낌을 주는 복고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서서히 스며드는 듯한 김종욱(22)의 보컬과 리드미컬한 김경탁(22)의 기타,박정준(22)의 베이스,그리고 이진형(20)의 드럼이 안정된 라인업을 갖춰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가볍지만 차분한 팝 사운드가 매력적인 "젊은 미소"와 프랑스어 나레이션이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비가 와요",여름의 정취가 솔솔 묻어나는 "선 오브 비치"(Son of Beach)등이 눈길을 끈다.

"아르케 100"은 미국에서 활동중인 인디밴드 37팀의 최신곡 1백곡을 담은 기획앨범이다.

인터넷을 통해 활동하는 인디밴드들의 노래를 압축파일을 이용,1장의 CD에 실었다.

MP3 파일로 만든 차세대 음반(iCD)으로 수록시간은 무려 6시간37분이다.

인디음악을 총체적으로 분석,점검해 인디음악의 스타일을 살펴 볼 수 있게 기획한 만큼 각 뮤지션들이 개성이 확실하게 묻어나는 저마다의 노래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이 앨범에선 얼터너티브 펑크 테크노록 트립합 프로그레시브 등 현재 인디음악계에서 유행하는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몇해전 국내에서 활약하던 가수 최연제가 결혼 후 미국으로 건너가 프로듀싱한 "플리스"(Please),재미교포출신 록가수 은희의 "패싱 스루"(Passing Through),스웨덴 출신 팝듀오 블리즈의 "비 마이 걸"(Be My Girl),미국 TV드라마 "미녀와 뱀파이어"의 삽입곡을 부른 벨벳 체인의 "유 갓 미"(You Got Me) 등이 담겨있다.

두 앨범이 기획상품 위주,10대 편향 댄스와 발라드로 획일화돼 있는 가요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길 기대해본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