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시트콤은 섬세한 장르입니다.

연기자의 대사톤이나 표정연기 하나로도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습니다"

시트콤에 관한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김병욱(30) PD.

그가 ''순풍 산부인과''에서 중도하차한 후 5개월 만에 다시 연속극형 일일시트콤을 들고 안방시청자를 찾는다.

오는 18일부터 ''순풍 산부인과'' 후속으로 방송되는 SBS 일일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김 PD는 MBC ''세친구''의 송창의 PD와 함께 가장 감각적인 시트콤 PD로 통한다.

''LA 아리랑'' ''천일야화'' ''좋은 친구들'' 등이 그의 손을 거쳐간 작품들이다.

그의 시트콤의 특징은 슬랩스틱형의 과장보다 일상의 진지함에서 웃음을 찾는 점이다.

순풍 산부인과에서도 그는 연기자들에게 진지한 연기를 요구했다.

"과장된 표정이나 몸짓으로 웃기는 설정은 너무 상투적인 틀이죠.누구나 공감하는 현실적인 인물과 상황에서 보여지는 연기자들의 진지함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커트 구분없이 일상적인 대화처럼 진행하는 촬영방식에 연기자들도 적잖게 당황하곤 한다.

송혜교와 김소연이 함께 출연했을 당시 그는 연기경험이 전혀 없는 송혜교를 오히려 칭찬했다.

이미 드라마투의 연기에 익숙해있는 김소연의 말투나 표정연기를 그의 시트콤색깔로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일상 대화투의 대사에 익숙해있던 송혜교는 ''가을동화'' 출연 초반 대사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다.

김 PD는 지난 7월 "죽을 힘을 다해 만들었다"고 자부했던 순풍 산부인과에서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그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이끌어가기에는 너무 힘이 부쳤다"고 말했다.

연기자들도 이미 상당히 지쳐있었다.

"마치 참호속에서 전투를 치르는 병사가 적이 몇명인지 전투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총을 쏘고 있는 심정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이번 ''웬만해서…''는 아무리 인기가 높더라도 1년을 넘기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신구 노주현 배종옥 이홍렬 등이 출연하는 ''웬만해서는…''는 일일연속극의 형식을 도입,색다른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

단편으로 끊기는 기존의 시트콤 스타일에서 벗어나 이홍렬과 배종옥 두사람의 사랑이야기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캐릭터에도 변화를 줬다.

"박영규를 항상 야비하게 그렸던 순풍의 1차원적 캐릭터와 달리 ''웬만해서는…''에서는 이홍렬이나 배종옥의 성격을 복합적인 캐릭터로 그려볼 생각입니다"

그의 색다른 실험이 시청자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어낼지 주목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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